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 경기 관련 우울한 전망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 증시가 추가적인 강세를 보이긴 쉽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신흥국 금융시장의 위험지표와 경기여건도 여전히 부진하다.

무엇보다 우리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 등은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 우리 기업의 이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수출 증가율은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며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6.6%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이익 회복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여타 다른 대내외 경제지표 또한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이익에 대한 전망치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가격만 가파르게 상승하다 보니 증시 전반에 대한 가격 부담 또한 높아진 모습이다. 현재 KOSPI의 12개월 예상 이익수준 대비 가격은 2009년 이후로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대두하고 있는 환율효과 또한 우리 기업의 펀더멘털을 개선시키는 요인이 되기는 힘들다는 판단이다. 환율 상승이 우리 기업들의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원화의 기조적인 약세 지속 → 가격 경쟁력 확보 → 매출 및 이익 확대 → 비가격 경쟁력 확보'의 연결 고리 형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축통화의 반열에 올라있는 엔화나 유로화와는 달리 우리는 원화 약세를 지속시키기 쉽지 않다. 원화는 달러화의 움직임에 보다 크게 연동되고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경상수지 흑자는 원화강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의 추가 부양책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약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지만, 이것이 지속한다면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의 자금이탈마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기업들의 이익 개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가파르게 상승한 주가는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같은 돈을 두고도 상승했을 때의 기쁨보다는 하락했을 때의 아픔을 더욱 크게 느낀다. 그렇다면 지금은 추가적인 상승에 베팅하여 초과수익을 노리기 보다는 그간의 상승으로 발생한 수익을 지키는 데보다 집중해야 할 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변성진·BNK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