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문턱에 들어선 요즘 전어가 제철을 맞았다.

우리나라에서 해산물을 대상으로 한 축제 중 전어축제가 가장 많을 듯하다. 지난 주 열렸던 강서구 명지 전어축제를 비롯해 규모를 갖춘 축제만 해도 마산 어시장 전어축제, 삼천포 전어축제, 섬진강 전어축제, 보성 전어축제, 서천 홍원항 전어축제, 무창포 전어축제, 포항 죽도시장 전어축제 등 8개나 된다.

전어는 남쪽에서 겨울을 보낸 후 4~6월에 난류를 타고 북상해 연안의 기수역에서 산란한다. 연안에서 부화한 치어는 여름을 보내면서 성장하는데, 가을이 되면 몸길이가 20㎝ 안팎으로 자란다. 가을 전어가 유명세를 치르는 것은 봄에 비해 지방질이 3배 이상으로 많아 맛이 고소하기 때문이다. 생선은 1년 사계절 가운데 맛이 좋은 철이 따로 있다. 이 시기를 제철이라 부른다.

맛이 좋은 시기는 산란기와 관계가 있다. 어패류는 산란을 앞두고 먹이 활동이 활발해져 몸에 영양분을 비축한다. 가을에는 전어를 포함해 고등어 낙지 등이 대표격이며 봄은 도다리 방어 삼치 학꽁치 등이 제대로 대접받는다. 여름은 농어 돌돔의 계절이며, 겨울은 복어 조피볼락 굴 넙치 등이 최고로 꼽힌다.

그런데 전어는 성미가 급해 어선의 어창에서는 하루를 넘기기가 어렵다. 그래서 어획된 전어는 당일 바로 횟집으로 수송한다.

파도가 높아 조업을 나가기 어려운 날은 수요를 맞추지 못해 '전어 값이 금값'이라는 말이 생겼다. 횟집에서 전어를 주문하면 세꼬시로 장만할지 물어본다. 세꼬시는 뼈를 바르지 않고 뼈 채로 막 썰어낸다는 뜻의 일본말 '背越(세고시)'에서 유래한 말이다.

세꼬시에 대한 순화용어로 '뼈째 썰기'로 바꾸어 부르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공동기획 한국해양대학교, 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