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6개 펀드에 7월 280억 원 유입
- 1~6월 8676억 원 이탈과 대조
- 13% 수익 최고, 상품따라 달라
- 예·적금 금리 이상 수준 기대

부산에 사는 30대 직장인 최모(37) 씨는 평소 '돈 굴리기'에 관심이 많다. 은행 예·적금부터 주식형 펀드까지 각종 금융상품으로의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런 최 씨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만기를 앞둔 적금 2000만 원의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은행 예·적금에 또 다시 투자하자니 연 1~2%에 불과한 저금리가 발목을 잡았다. 주가연계증권(ELS) 등 고위험·고수익 상품 역시 급변하는 국내 증시 탓에 '손해보지 않을까' 우려됐다.

증권사 펀드매니저가 최 씨에게 준 답은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롱숏펀드'였다. 최 씨는 "주가 등락과 관계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펀드매니저 설명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롱숏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안전성을 추구하려는 투자자의 자금이 롱숏펀드에 대거 몰리고 있다.

■7월 한 달간 280억 원 유입

롱숏펀드는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주식은 사고(롱),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미리 판 뒤 시장에서 다시 매입(숏)해 차익을 남기는 상품이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절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평균 수익률은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낮다.

26일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가 출시한 76개 롱숏펀드에 지난 7월 한 달간 유입된 자금은 2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총 8676억 원의 자금이 이탈한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국내 롱숏펀드 설정액은 2012년 말 3955억 원에서 2013년 말 1조7459억 원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말에도 2조1161억 원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수년간 급증세를 기록한 롱숏펀드 자금이 올 상반기 대거 이탈한 것은 이 기간 국내 주식시장이 연일 최고점을 찍으면서 다른 펀드에 비해 수익률이 낮은 롱숏펀드가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은 데 따른 결과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롱숏펀드에서 가장 많은 자금이 유출된 시기는 정부의 벤처 활성화 정책 등으로 코스닥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3월(-2757억 원)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9월 금리 인상 우려와 국내외 악재 등이 잇달아 터진 7월 이후에는 '안전한 투자' 심리가 확산하면서 롱숏펀드에 자금이 몰렸다. NH투자증권 문수현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대외 요인 탓에 주식시장의 호조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분위기가 롱숏펀드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별 수익률은 제각각

전문가들은 국내 주식시장의 불안 요인과 맞물려 롱숏펀드의 인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상품별 수익률은 다소 차이가 있어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본 뒤 가입할 것을 조언했다.

연초 이후 국내 롱숏펀드의 수익률은 지난 13일 기준 '대신멀티롱숏자[주혼](Class C)'가 13.0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신멀티롱숏자[주혼](Class A)(13.04%) ▷미래에셋인덱스헤지(주식)종류A(12.84%) ▷삼성클래식코리아롱숏연금자[주식]_C(12.78%)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주식]_A(11.94%) 등의 순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롱숏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78%였다. 반면 '키움장대장기소득공제[주혼-파생] Class C'는 국내 롱숏펀드 상품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익률(-1.59%)을 기록했다.

문 연구원은 "롱숏펀드는 안전성이 보장되는 대신 은행 예·적금 금리 이상의 수익률만 기대할 수 있다"며 "자신의 투자 목적과 부합하는지를 사전에 따져보고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올해 롱숏펀드 자금 유출입 추이 1월  -1445억 2월   -916억 3월  -2757억 4월  -1980억 5월   -740억 6월   -838억  7월    280억 ※자료 : 제로인, 원

◇ 수익률 상위 5개 롱숏펀드 현황 상품명  수익률  대신멀티롱숏자[주혼](Class C)  13.07% 대신멀티롱숏자[주혼](Class A)  13.04% 미래에셋인덱스헤지(주식)종류A  12.84% 삼성클래식코리아롱숏연금자[주식]_C  12.78%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자[주식]_A  11.94% 국내 전체 롱숏펀드 평균  4.78%  ※자료 : 제로인, 지난 13일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