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바위에 촘촘히 붙은 멍게가 꽃밭을 연상하게 한다. 여름철 멍게는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 피로 해소에 좋다.

경남 통영시 사량도 바다는 자연산 멍게 산지로 유명하다. 멍게가 촘촘히 박힌 수중 바위 위를 유영하다 보면 마치 빨간색 꽃밭 위를 날아다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사량도 어민들은 이곳을 '멍게밭'이라 부른다. 멍게밭은 자연산 멍게라는 프리미엄으로 어민 소득에 큰 보탬을 준다. 멍게는 상큼하고 달콤한 맛을 지니고 있어 먹고 난 후에도 한동안 그 맛이 입안에 감돈다. 멍게 특유의 맛은 불포화 알코올인 신티올 때문이다. 근육 속 글리코겐의 함량이 다른 동물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다.

멍게가 여름에 특히 맛이 좋은 이유는 수온이 올라가면 글리코겐의 함량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글리코겐은 인체가 포도당을 급히 필요로 할 때 저장된 포도당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다당류여서 빠른 피로 해소에 효과적이다.

멍게가 식용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은 1950년대 이후부터. 예전에는 양식법이 개발되지 않아 해녀의 채집에만 의존하던 귀한 해산물이었지만, 이제는 쉽게 멍게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양식 멍게는 경남 통영을 중심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연간 2만여t씩 생산됐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매년 발생한 '물렁병'으로 폐사율이 높아져 2003년에는 생산량이 5000t에도 못 미쳤다. 소비는 늘어나는데, 생산량이 줄어들게 되자 결국 우리나라 바다 환경과 비슷한 일본에서 대량 수입하게 됐다. 일본산 양식 멍게는 알이 크고 보기가 좋지만, 국산에 비해 감칠맛은 떨어진다. 일본산 멍게 수입이 늘어나자 가뜩이나 어려운 멍게 양식업자들이 양식을 포기하는 경우가 줄을 잇게 됐다. 그런데 2011년 3월 11일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일본산 멍게 수입이 전면 중단되자 국산 멍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 공동기획 한국해양대학교, 이텍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