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비버리지 교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는데, 그는 갓난아이 때부터 죽을 때까지 일생동안 안정된 생활을 보장해 주는 사회보장제도를 주창했다. 이 명언은 국가의 재정수요 충족과 풍부한 복지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세금도 '요람에서 무덤까지'로 인용 사용되고 있다. 미국 속담에 "인생살이에서 피할 수 없는 두 가지 운명이 있으니, 그 하나는 세금이고, 다른 하나는 죽음이다"라는 말도 있다. 이는 세금과 죽음이라는 운명을 현명하게 대처하라는 이야기다.

재산 이전과 관련해 일어나는 상속세와 증여세는 재산이 많을수록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복잡다단한 현대 생활 속에서 상속과 증여에 관한 세금지식이 부족해 재산의 상당 부분을 세금으로 납부하기도 한다. 또한 상속에 관한 사전계획이 없는 가운데 피상속인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가족 간의 재산 분배 다툼이 일어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점점 경제규모가 커지고 개인의 자산규모도 급증함에 따라 미래의 피상속인은 상속과 증여에 대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세금에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상속과 증여에 대한 세금의 기초지식을 미리 숙지하고 적법한 분배와 이전을 통해 절세차원의 대책을 수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상속과 증여에 대한 사전계획을 수립해 원활한 부의 대물림이 될 수 있도록 세법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우선 상속의 경우 ①협의분할 상속 ②상속포기 제도 ③상속한정승인 제도 ④유류분 제도 등을 숙지해 적법한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먼저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방법은 ▷피상속인의 유언으로 분할하는 방법 ▷제3자에게 위탁하는 지정분할 방법 ▷지정분할이 없는 경우 공동상속인의 협의에 의한 분할방법 ▷협의분할 방법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 가정법원에 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법원분할 방법이 있다.

또 상속포기제도는 재산만이 아니라 채무도 상속되므로 채무를 상속받아 이를 변제해야 하는 의무를 피하기 위해 피상속인의 재산과 채무 모두 물려받지 않겠다는 것으로 상속인의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다. 또 상속한정승인 제도는 상속재산이 채무초과 상태에 있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경우나 상속포기가 번거로울 경우 이 제도를 택한다. 상속채무를 변제하고 남은 재산이 있다면 그 재산을 상속할 수도 있다. 부모가 빚을 남겨두고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당황하거나 돌아가신 부모를 원망하지 말고 상속포기 제도와 한정승인 제도를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이 유족인 상속인에게 일정 상속지분을 유보해 두지 않고, 특정 유족에게만 모두 유증(遺贈)했을 때 활용된다. 상속받지 못하는 상속인이 특정 유족인 상속자에게 본래 지분의 2분의 1을 반환청구 할 수 있는 제도이다.

이채연 세무법인 중추 대표세무사·동명대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