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 13개 사업소 주민생활과 밀접
- 반드시 필요한일 제대로 해내야
- 소각열 활용한 연료전지·폐열
- 적은 비용대비 친환경적 효과 커
- 국비 적극 유치해 기초시설 확충

"공익성과 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앞으로도 고유영역 사업을 더욱 강화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부산환경공단은 보이지도, 티가 나지도 않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을 도맡아하고 있는 곳이다. 하수처리를 비롯해 생활 쓰레기 매립과 소각, 분뇨 처리 등 쾌적한 환경을 영위하기 위해 꼭 갖추어야 할 환경기초시설을 운영하는 공기업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첫발을 내디딘 환경공단은 2013년 시로부터 생곡쓰레기 매립처리장 운영까지 수탁받으면서 생활쓰레기 소각장, 하수처리장,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 등 13개사업소를 운영하는 명실상부한 환경 전문 공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 5월 말 취임한 허대영(60) 이사장은 공단 업무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환경기초시설 운영이라는 고유 업무를 문제없이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부분 기관은 하는 일을 홍보하고 알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환경공단은 그렇지 않습니다. 쓰레기, 하수 처리 등 환경공단의 업무는 시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해야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함께 허 이사장은 세월호 참사 등을 거치면서 주요 이슈가 된 안전관리와 직원 간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수처리 과정에서 메탄가스와 같은 위험 물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환경공단에서의 안전은 어느 곳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공단은 지난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공단의 모든 업무를 추진할 때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전략을 수립했다. 그 결과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18001) 인증을 받았으며, 국민안전처 주최로 열리는 안전문화대상에서 대상(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허 이사장은 "친환경 정책이 쏟아지는 환경 속에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시설에서 하수 쓰레기 처리 등 목적 사업을 하는 것과 동시에 부수적인 잉여물을 얻는 방식이다. 현재 환경공단이 추진하고 있는 소각시설 가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화가스 및 소각 폐열을 활용해 연료전지를 가동하고 폐열스팀을 산업체에 공급하는 사업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 하수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고 도시가스로 공급하는 사업 역시 맥락을 같이한다.

"지난해 바이오가스 판매 등을 통해 7500만 원의 재정수익을 창출했고, 이달부터는 수영사업소에서 발생하는 소화가스를 부산도시가스에 판매해 연간 3억 원가량의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 함께 환경공단은 10개 사업소 건물 옥상, 시설 상부,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3700㎾ 수준의 태양광 발전과 10㎾ 규모의 소수력 발전도 하고 있다. 꾸준히 시설을 확충해 올해 말이 되면 태양광발전은 4430㎾, 소수력 발전은 67㎾까지 늘어난다.

부산환경공단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을 넘어 전국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선 지역 환경공단 중에서도 우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전국의 환경처리시설들의 고충을 해결하는 데 선도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또 국내 기업과 함께 해외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환경부에서는 신기술 개발 등을 위해 매년 국비 지원과제를 선정해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전국 환경기초시설의 공통 현안을 먼저 나서 해결하려고 합니다. 또 동남아 환경기초시설 건립에 눈을 돌리고 있는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운영분야에서 취약점을 갖고 있는 만큼 오랫동안 운영 노하우를 쌓아온 환경공단이 이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에 노하우를 전수하고 일자리도 창출할 계획입니다."

허 이사장은 1975년 11월 공직을 시작한 이후 서부산권개발팀장, 도로계획과장, 건설방재관, 도시개발본부장 등 부산시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에코델타시티 조성 등 부산 미래 발전을 위한 대규모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 39년간의 오랜 공직생활 과정에서 보여준 깔끔하고 빈틈없는 업무처리와 조직장악 능력이 부산환경공단을 친환경 공기업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