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이나 그 이하의 돈을 받는 우리나라 노동자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정을 요구하는 노동계 등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정부가 하반기 국정 운영의 핵심 사안으로 추진 중인 '노동시장 구조 개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OECD가 3일 내놓은 '고용 전망 2015'에 따르면 최저임금 수준을 수령하는 한국 노동자 비율은 2013년을 기준으로 할 때 14.7%로 집계됐다. 이는 OECD의 조사대상 회원국 20개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개국 평균은 5.5%였다.

국가별로는 스페인(0.2%), 벨기에(0.3%), 그리스 (0.8%), 일본(2.0%), 뉴질랜드(2.5%) 등이 비교적 낮았다. 미국은 4.3%였으며 프랑스는 8.2%, 영국은 8.3%, 네덜란드는 9.0%였다. 20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최저임금이나 그 이하의 돈을 받은 노동자 비율이 10%를 넘은 나라는 우리나라와 라트비아(14.2%)뿐이었다.

국내 전문가들은 국가별로 최저임금과 관련한 법적 기준이 상이한데다 집계 시점도 달라 일률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우리나라 노동자의 근로조건이 열악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 사례가 대기업 및 중견기업보다는 대부분 영세기업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현실을 타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노동계 등과 수차례 협의를 거친 뒤 지난달 14일 고시를 통해 내년의 시간당 최저임금을 6030원으로 확정했다. 이 수치는 올해(5580원)보다 8.1%(450원)가 오른 것으로 주 40시간 일을 하면 월급으로 126만270원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