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만 원 대 스마트 폴더폰 'LG젠틀'을 LG유플러스를 통해 출시했다. 연합뉴스

- 불법 보조금 규제 강화 영향
- 30만 원대로 알뜰파 사로잡아

- 가을 신형 스마트폰 출시 앞둬
- 프리미엄폰도 출고가 인하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실속형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중저가폰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올 상반기 내놓은 고가 스마트폰 제품군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가격은 저렴하지만 성능을 대폭 개선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삼성과 LG를 위협하고 있다.

■가격은 다운, 성능은 업

30일 휴대폰업계에 따르면 실속있는 단말기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가 늘어나는 동시에 이통사와 제조업체가 입맛에 맞는 타깃형 제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이후 불법 보조금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프리미엄폰을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줄어든 것도 한 요인이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80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비율은 전체의 83%에 달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이후 이 비율은 52%까지 급감했다. 또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70만 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이전 54%에서 올해 6월 53%로 감소했다. 중저가폰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1월 첫선을 보인 30만 원대 스마트폰 '갤럭시 그랜드 맥스'는 7월 말 현재 약 80만 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따라 휴대폰업계는 중저가폰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64만 원대의 '갤럭시 A8'을 이달 국내에 출시했다. 갤럭시S6처럼 금속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운데다 두께도 5.9㎜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삼성이 출시했던 스마트폰 중 가장 얇다. 14.47㎝(5.7인치) 대화면과 영화, 게임 등을 생동감 있게 즐길 수 있는 풀HD(고화질)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눈길을 끌었다. 출고가는 갤럭시S6보다 20만 원가량 싸다. 또한 삼성전자는 29만 원대 '갤럭시 J5'도 이달 내놓았다. 갤럭시 J5는 고화질 카메라 기능과 선명한 화질을 갖췄다. 특히 전면 카메라 화소 수가 500만으로 갤럭시S6와 같은 수준이고 LED조명 플래시까지 탑재했다. 이통사의 보조금 상한선(33만 원)보다 낮다.

■이통사와 단독판매 잇따라

LG전자는 지난달 중·저가폰 'LG 밴드플레이'와 'LG 마그나'를 시장에 내놓았다. '마그나'는 LG전자가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내놓은 3G 스마트폰이다. 셀카 촬영을 위한 500만 화소 카메라와 5인치 HD 해상도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곡면 디자인이 특징인 보급형 스마트폰이다.

'밴드플레이'는 10대들의 휴대전화 사용 패턴에 맞춰 고성능 카메라와 고음질 사운드 기능을 갖췄다. 셀프카메라를 많이 찍는 젊은 층의 특성을 반영, 5인치 HD화면에 광각렌즈를 적용한 500만 화소의 전면카메라가 탑재됐다. 이는 갤럭시S6와 동일한 사양이다.

이런 실속형 중저가폰은 이통사와 제조사가 이해관계에 따라 단독 판매를 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삼성의 '갤럭시 A8'와 LG의 'LG 밴드플레이'는 현재 SK텔레콤에서만 판다. 이통사들은 예전처럼 보조금 액수를 차별화해 경쟁하는 것이 어려워져서 경쟁업체에 없는 좋은 스마트폰과 서비스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수익성이 낮고 브랜드 가치를 낮추는 저가폰을 무리해서 이통3사나 알뜰폰업체에 전부 보급할 필요가 없어 이해관계가 맞다.

이처럼 중저가폰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다 올가을 신형 프리미엄폰 출시가 예정되면서 기존 프리미엄폰 출고가도 잇따라 인하되고 있다.

KT는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협의를 거쳐 갤럭시노트4의 출고가를 최근 15만7300원 내린 79만9700원으로 조정했다. 아직 갤럭시노트4 출고가를 내리지 않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KT에 이어 조만간 가격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단통법 시행 이후 고가의 프리미엄폰을 찾는 소비자가 급감한 가운데 앞서 이동통신3사는 지난 17일 출시 3개월이 지난 삼성전자의 갤럭시S6엣지의 출고가도 10만∼11만 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