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 3조318억 최다

- 삼성중공업도 1조5000억

- 해양플랜트 손실 반영 탓

- 지역 부품사 줄도산 우려

국내 조선사 빅3(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올 2분기 영업손실 규모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5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빅3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해양플랜트에서의 손실이 대거 반영된 결과다. 이에 따라 이들 조선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동남권 중소 조선기자재 업체의 '연쇄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역시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 엔저와 저유가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조선업계 전반에 쓰나미급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이날 2분기 경영 실적을 일제히 발표한 대형 조선사 3곳의 총영업손실 규모는 4조750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손실 등을 근거로 시장이 예측한 '4조 원 안팎'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조선사별로는 대우조선해양의 손실 규모가 3조318억 원으로 가장 컸다. 단일 업체 중 한 분기에 3조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하다. 

삼성중공업은 1조5481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 당초 이 업체에 대한 시장의 예상 손실 규모는 1조 원 안팎이었다. 현대중공업의 영업손실 규모는 1710억 원으로 2013년 4분기 이후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빅3 조선사의 영업 손실이 사상 최악의 수준을 나타내면서 동남권의 중소·중견 기자재 업체의 줄도산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이 드러난 이달 중순 이후 현재까지 동남권 조선기자재 업체의 주요 증시지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해덕파워웨이와 오리엔탈정공 등 '선박 및 보트 건조업'을 영위하는 동남권 상장사 8곳의 시가총액은 지난 15일 7358억200만 원에서 이날 6743억6200만 원으로 614억4000만 원(8.35%) 증발했다.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세진중공업 역시 울상을 짓고 있다.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는 빅3의 사상 최악 실적발표로 더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A업체는 "최근 수주 물량이 줄어 지금은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또 모기업의 요구로 재계약 시 평균 20%씩 단가를 인하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약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B업체 관계자는 "수주 물량이 줄어 소규모 기자재 업체는 문을 닫거나 조업을 중단한 곳이 많다"며 "상당수 업체가 경비 및 인력감축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불황이 언제 끝날지 몰라 더욱 암울하다"고 털어놨다. 조선 전문가와 증권업계 등에서는 대형 조선사의 해양플랜트 손실이 워낙 큰 데다 글로벌 조선업계의 상황도 여의치 않아 회복 시기를 내년 이후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부산시는 ▷신용보증재단을 통한 중소기업 대출보증금 3000억 원 지원대상에 조선기자재 업종 추가 ▷해양금융종합센터에 특별금융 지원 요청 ▷시 정책자금 지원조건 완화(본지 지난 24일 자 15면 보도) 등 지역 조선기자재 업체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