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해수욕장을 뜨겁게 달굴 살사 댄스가 올해도 부산바다축제에서 시민들을 유혹한다. 사진은 지난해 바다축제에서 시민들이 살사 댄스를 즐기는 모습. 부산살사댄스동호인연합회 제공

- 초보 춤꾼 위한 기초강습
- 복장이나 실력 상관없이
-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대로

부산바다축제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은 살사 댄스다. 살사는 1950, 60년대 미국 뉴욕으로 이주한 쿠바와 푸에르토리코인들이 발전시킨 리듬댄스로 알려졌다. 포털 사이트에서 살사를 검색하면 이런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 보자. 살사는 카리브 해를 접하고 있는 중남미 국가의 사탕수수 노동자 춤에서 시작됐다. 대표적인 나라가 쿠바와 푸에르토리코다. 이들 나라는 태양과 바다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다. 태양과 바다는 정열의 상징이다. 그래서 살사는 한마디로 에너지가 넘치는 춤이며 부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또 하나. 살사는 유연하다. 세계로 퍼지면서 각 나라에 맞게 조금씩 변형돼 토착화됐다. 그래서 쿠바의 살사와 한국의 살사는 약간 다르다. 하지만 정열, 그것은 똑같다.

이 정도면 왜 살사가 부산바다축제와 잘 어울리는지 이해가 될 것이다. 바다축제의 핵심인 '썸머 살사의 밤'은 다음 달 7, 8일 광안리해수욕장 만남의 광장에서 열린다.

■ 아마추어가 만드는 기적

살사는 끈적끈적하지 않다. 오히려 역동적이다. 여기에 흥겨운 타악기 리듬까지 더해져 춤이 시작되면 에너지가 주위로 전파된다. 그래서 살사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2008년 바다축제에 단발 행사로 참여했던 살사가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이다.

올해 이틀간 행사에 전국에서 1000여 명의 살사 동호인이 집결한다. 그 중심은 10여 개 동호회가 연합한 부산이다. 부산 동호인만 6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광안리 해변을 춤 무대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

보는 것만으로도 흥이 나는데 행사를 주관하는 부산살사댄스동호인연합회는 올해 다른 목표를 세웠다. '아마추어가 만드는 기적'이다. 이는 초보자도 행사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동안 행사를 치르면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 중 하나는 일반 시민과 초급자를 위한 기초강습이다. 동네 주민이나, 광안리해수욕장에 휴가를 온 피서객이나 누구든 간단하게 살사의 스텝을 배워 흥과 에너지를 분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는 실현 가능하다. 살사는 보통 원색의 강렬하고 파격적인 의상을 입고 춤을 추지만 해변 무대에서는 자유롭다. 심지어 바다에서 수영하다가 막 나와서 삼각팬티를 입은 채 살사 스텝을 밟은 관광객도 있었다.

■ 살사는 부산 관광의 미래?

생뚱맞지만 살사가 부산 관광에 한몫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 200여 명이 살사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우천으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가능성도 보여줬다. 바로 '살사 관광'이다. 중국 관광객이 주말을 이용해 수도권의 살사 바에 살사를 즐기러 온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졌다. 부산동호인연합회는 중국의 동호인을 부산축제에 유치한다면 앞으로 새로운 형태의 관광 문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살사는 중국뿐 아니라 외국 관광객에게도 인기가 높다. 살사의 밤을 치르다 보면 적지 않은 외국인이 무대를 점령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세계적인 살사의 인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 바다축제 후에도 살사는 계속

살사를 바다축제 기간에만 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살사 스텝은 일 년 내내 끊이지 않는다. 부산에만 동호인이 수백 명에 달하며 살사를 가르치는 전문강사도 10여 명에 이른다. 또 부산 서면과 부산대 앞에 5곳의 살사 바가 있어 매일 살사의 흥에 빠져들 수 있다. 특히 요일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동호인이 아니더라도 참여하거나 구경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자. 왜 사람들은 살사에 열광할까. 바다축제에서 살사의 밤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노진기 씨는 그 이유로 몇 가지를 꼽았다. 우선 운동량이 많아서 다이어트 효과가 크고 다양한 계층과 연령층의 사람이 춤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춤을 추면서 내면에 감춰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살사는 정열적이고 도발적이다. 그런 춤을 추다 보면 자기도 몰랐던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