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월까지 크루저 입항 28건 취소
- 시관광협회 "손실 147억 추산"
- 호텔 "현재 공실률 40% 정도"
- 휴가객 겨냥 패키지 할인 돌입

5일 부산 중구의 한 여행사. 주말 휴일을 반납하고 출근한 직원들이 업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직원 김도영(여·26) 씨는 "신문과 포털사이트, SNS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내고 부산 여행 상품을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가 '메르스 여파'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상 6월은 여름 성수기 상품 판매에 봇물이 터지는 시기다. 그러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업계 전반이 침체를 겪으며 이 기회를 모두 놓쳐버렸다.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달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올여름 시즌은 국내 관광객 유치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오는 8월 22일까지 크루즈선 입항 계획 28건이 모두 취소됐다. 승무원을 제외한 총 7만3500명의 부산 방문이 무산됐으며, 이로 인한 손실은 147억 원으로 추산된다. 인센티브 관광 60여 건도 취소 또는 연기됐다. 부산시관광협회 장순복 부회장은 "오는 8월까지 예약이 모두 취소돼 해외 관광객은 10월 유치를 대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호텔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해운대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8월 중순까지 예약이 꽉 차야 하는데, 이달 초 현재 공실률이 40% 정도"라고 말했다. 각 호텔사들은 메르스로 인한 타격을 메우기 위해 여름철 휴가객을 겨냥한 패키지 할인 상품을 내놓고 있다. 부산 코모도호텔은 오는 8월 31일까지 '얼리 썸머 패키지'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롯데호텔부산도 다음 달 31일까지 디럭스 객실 1박을 16만 원부터 이용할 수 있는 '쿨쿨(Cool Cool) 패키지'를 선보인다.

여행업계는 이달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국내 관광에 사활을 걸었다. 6일은 하나투어의 '내나라여행', 오는 8일은 코레일관광개발의 '해랑열차' 상품으로 100여 명의 국내 관광객이 부산을 방문한다. 호텔과 여행업계는 할인 행사와 함께 '이번 여름휴가는 국내로' 가자는 정부와 기업의 캠페인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관광·여행업계에서는 또 정부와 지자체가 메르스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마중물'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장 부회장은 "여름 성수기 해외 관광객 수요를 놓친 데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 등 대형 행사가 10월에 몰려 있다"며 "한류공연 등 빅 이벤트를 통해 부산 관광의 유인책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