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재무설계를 의뢰한 신혼부부가 있었다. 이들 부부는 소득의 40% 이상을 적금과 정기예금에 저축해 왔지만 금리가 낮아져 고민 중이었다. 이들의 재무목표는 2년 후 주택구입이었고, 조달자금은 전세보증금과 보유중인 예·적금, 장기저당주택차입을 활용해 연말정산 혜택을 고려했다. 정기예금 대안으로 투자경험과 기간, 목표수익률을 고려해 조기상환 확률이 높은 ELS와 혼합형 상품을 제안했다. 부부는 1년 전 '녹인(knock in)'구조의 증권사 ELS에 투자한 경험이 있지만 자금의 목적을 고려해 수익률은 낮추고 안정성을 고려한 '노 낙인' 구조 ELS와 채권혼합, 주식혼합형 상품으로 분산했다. 주목할 점은 부부의 실행력이다. 1년을 지나오면서 기본 원칙대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그 결과 목표로 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었으며 투자에 대한 안목도 생겼다. 1년 전 정기적금으로 들어가던 자금은 남편의 소장펀드로 갈아타고, 6개월 만에 조기상환된 ELS는 다시 재투자됐다.

금리가 낮다고 고수익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주거래 은행을 찾아 재무목표와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추천받길 권한다. 만약 거래은행의 직원이 과거 투자 경험에 대해 묻지 않는다면 제대로 투자 조언을 해 줄 수 있는지 의문을 가져볼 만하다.투자 경험은 수익률과 리스크 관리에 중요 포인트다. 과거 손실을 본 경험이 있다면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제 '72법칙'은 초등학생 금융교실에서도 다루는 이야기가 됐다. 투자한 원금이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이야기할 때도 나온다. 기준금리 1.5% 시대에 투자 원금이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8년이다. 물가상승률과 세금을 고려하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금리 0.1% 때문에 은행을 옮길 것이 아니라 재무 진단과 처방할 수 있는 금융주치의를 찾아 나서야 한다. 긴 안목으로 조언해 줄 수 있는 금융주치의가 곁에 있다면 편안한 투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박선덕 NH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