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박수현 기자

- 연안체험 안전강화 취지는 공감
- 불필요한 규제·예산 낭비 심각
- 날씨 변화무쌍한데 2주전 신고
- 있지도 않은 보험 의무가입 등
- 공청회 통해 잘못된 점 공론화
- 30만 다이버 권익·안전 대변

지난 2013년 7월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캠프에서 5명의 학생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연안체험활동 운영자와 활동 참가자의 안전관리를 강화하자는 취지에서 제정된 연안사고예방법과 시행령을 두고 정부와 스쿠버 다이빙 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애초 지난 1일부터 단속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잠정적으로 단속을 유보한 상태다. 최근 결성된 '한국수중레저연합회' 우대혁 회장을 만나 연안사고예방법의 문제점에 관해 들어봤다.

-스쿠버 다이빙 관련 단체들이 연합회를 만든 것은 처음이다. '한국수중레저연합회'는 어떤 단체인가.

▶이번에 문제가 된 연안사고예방법과 시행령은 30만 명 이상 되는 스쿠버 다이버들의 안전에 위협을 줄 뿐 아니라 스쿠버 다이빙 산업 전체를 고사 위기에 몰아넣을 수 있다. 정부의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식 법 제정에 대해 전체 스쿠버 다이버들의 입장을 대변할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20일 한국수중레저연합회가 결성됐다.

-연안사고예방법 규제조항이 논란을 빚고 있다. 먼저 법령은 체험활동 14일 전에 지자체에 신고하고, 3일 전에 변경신고를 하도록 하는데 무엇이 문제인가.

▶변화무쌍한 바다 날씨를 예측하고 신고할 수는 없다. 특히 체험다이빙은 관광객이 당일 기상 조건이나 개인 컨디션에 따라 즉석에서 참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업자보고 참가자를 예측하고 신고하라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다.

-체험활동 사업자는 사고자 배상을 위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 현재 국내에는 스쿠버 다이버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해보험만 있지 사업자를 위한 배상책임 보험은 없다. 제정된 법은 보험도 없는데 보험에 가입하라는 식이다.

-참가자 5명당 6시간 과정의 교육을 이수한 1명의 안전 요원을 배치해야 한다는데.

▶현재 초보다이버의 경우 30시간 이상의 교육과 훈련을 받아 라이센스를 취득한다. 이후 수중활동 시에는 자체 안전규정에 따라 짝과 함께 활동한다. 또 사업자가 주최하는 체험다이빙은 1대1 또는 1대2의 훨씬 높은 비율로 운영되는 등 안전규정이 엄격하다. 다이버 단체와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안전하게 진행하는 활동을 법으로 별도의 교육과정을 두면서 규제할 필요가 있을까? 오히려 불필요한 규제이고 예산 낭비이다.

-법령을 보면 운영자는 체험활동 참가 인원수와 동일한 승선 인원의 비상구조선을 배치해야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대표적인 요식행위다. 물에 빠져서 익사위험에 처한 체험자를 구조하기 위해서라면 인원수만큼 승선할 수 있는 선박이 필요하겠지만 물속으로 들어가는 다이버들을 위해 그만큼의 구조선을 배치하라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다. 구조의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는 빠른 배 1척만 인근에 머물러도 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오히려 스쿠버 다이버들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법령은 사업자의 활동을 규제하고 있지만, 개인별로 진행되는 수중활동은 제외하고 있다. 법령이 시행되면 그동안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투자하고 노하우를 쌓아온 다이빙 전문점들은 도미노식으로 무너질 것이고, 현지에 익숙하지 않은 개인과 동호회 활동은 성행하게 될 거다. 결과적으로 국내 스쿠버 다이버의 안전은 더욱 퇴보할 수밖에 없다.

-향후 활동 계획은.

▶수중레저연합회 초대회장을 맡아 책임감을 느낀다. 단체와 업계뿐 아니라 스쿠버 다이버들의 권익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현재 지역별로 집회나 공청회를 열어 이 법의 잘못된 점을 공론화하고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