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거래소시장 효율화를 위한 구조개혁 방향' 정책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이용우기자 ywlee@kookje.co.kr

- 코스닥 자회사 분리 정당성 주장
- KRX노조·지역 여론 "요식행사"

자본시장연구원이 28일 한국거래소(KRX)의 구조개혁 필요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정책세미나를 열었으나 금융위원회 등 기관 참석자 대부분이 '코스닥 분리'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주장을 펼쳐 '요식행위 세미나'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당장 거래소 내부와 경제단체 등에서는 다음 달 금융위의 KRX 개편방안 발표를 앞두고 '여론몰이식 행사'를 진행한 것이라며 코스닥시장 분리 움직임(본지 지난 3월 19일 자 15면 보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금융산업 연구기관의 싱크탱크인 자본시장연구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거래소시장 효율화를 위한 구조개혁 방향' 세미나를 열고 한국거래소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코스닥 분리 ▷ATS(대체거래소) 설립 ▷지주회사 전환 등을 제시했다.

황세운 연구위원(자본시장연구원)은 "현행 코스닥시장 본부를 거래소로부터 분리하면 경쟁력 제고에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3월 임종룡 위원장 취임 이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거래소 조직구조를 개편하기 위한 정책 수립에 나섰다. 현재 코스닥시장 독립법인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금융위 김학수 자본시장국장은 '코스닥 분리'를 촉구한 토론자 다수 의견에 공감을 표한 뒤 "보수적인 거래소 운영 방식에 변화를 줘야한다"며 정당성을 부여했다.

하지만 거래소 정창희 경영지원본부장보는 "변화를 거부하지 않지만 코스닥시장 분리에 따른 자생 방안은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거래소 내부 직원의 반발도 크다. 이날 세미나 시작에 앞서 거래소 직원 일부는 행사장을 방문해 '거래소 구조개편 결사반대'라고 적은 현수막을 들고 "금융위가 코스닥시장 분리를 관철하기 위해 요식적인 행사를 추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지역의 여론도 싸늘하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사무처장은 "독립된 코스닥시장의 자생력 악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쟁구도를 강화하기 위해 코스닥을 분리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김태혁(경영학과) 교수도 "코스닥이 분리되면 부산의 금융기능 악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