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훈풍과 더불어 분양권 시장이 뜨겁다. 최근 분양한 부산의 한 아파트 인기평형은 경쟁률이 1000 대 1을 훌쩍 넘었다. 당첨자 발표와 동시에 프리미엄 호가가 수천만 원이라고 하니 실제 거래 여부를 떠나 로또 당첨이라 할 만하다. 이쯤 되면 분위기에 휩쓸려 본인도 모르게 묻지마식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으니 투자 목표수익률과 기간, 자금조달 능력 등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소득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세금이 있기 마련이다. 분양권 투자도 예외일 수는 없다. 실거주가 아닌 투자 목적이라면 분양권의 경우 1년 이내, 길면 2년 이내의 투자가 대부분이다. 세법에서는 단기양도의 경우 투기적인 성격이 있다고 판단해 무거운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취득 후 1년 이내 분양권을 양도하면 50%의 세율이, 1년 이상 2년 이내면 40%의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가령 5000만 원의 프리미엄을 받고 1년 이내에 분양권을 양도했다면 기본공제 250만 원을 공제하고 55%의 세율을 적용해 약 2600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매도자는 다운계약서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게 된다. 즉, 프리미엄이 없거나 낮게 신고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엄연한 불법이며 탈세이다. 하지만 프리미엄이 있는 분양권이라면 이미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직한 매수자라 하더라도 탈법행위에 동조할 가능성이 높다. 분양권 매수자가 다운계약서를 거부하면 다른 매수자를 찾으면 그만이라는 식이기 때문이다.

달콤한 유혹의 대가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사실이 발각되면 엄중한 처벌은 각오해야 한다. 본래의 양도소득세는 물론 신고·납부불성실에 대한 가산세까지 부담해야 한다. 지자체에 실거래가 신고 위반으로 고발까지 당하면 분양권 취득가액의 2~5%가 과태료로 부과된다.

또한 매수인은 차후 매각하더라도 1세대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받지 못하고, 중개인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렇듯 다운계약서는 나 하나의 욕심으로 여러 사람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정직하고 현명한 투자만 하도록 하자.

김도훈 국민은행 부산PB센터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