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오전(현지시간) 아제르바이젠 바쿠 힐튼호텔에서 한중일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펑루시앙 중국인민은행 부국장, 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 구로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 최 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대로 올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이익이 최대 7000억 원 가까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3일 '금리 하락이 은행 경영환경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가정해 4대 시중은행(우리 신한 KB 하나)의 손익 현황 등을 분석한 결과 올해 순이자이익이 최소 2760억 원에서 최대 6848억 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국내 은행의 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이 90.6%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은행권에 미치는 타격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다. 이 수치는 기준금리 인하폭이 예금·대출금리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시나리오 등을 적용해 산출한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등에서는 한은이 지난 3월에 이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25%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음 달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4대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도 3.5~8.6bp(1bp=0.0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순이자마진은 금융사의 자산단위당 이익률을 뜻하는 용어다. 수치가 높을수록 수익성이 크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4곳의 순이자마진은 2010년만 해도 2.42%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1년 2.38% ▷2012년 2.14% ▷2013년 1.84% ▷2014년 1.65% 등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 분석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만을 적용한 것"이라며 "따라서 경쟁환경이나 시장여건 등 다른 요인까지 고려하면 은행들이 받는 타격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수익성이 악화하면 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지금보다 늘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개인 예·적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연구소는 "중소기업 대출이 확대돼 경기 부진으로 업황이 나빠지면 늘어난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은행들이 저금리 장기화에 대비해 자산·부채 구조를 조정하고 고수익 자산을 확대하는 한편 안정적인 고객기반을 확보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