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어촌계 진상규명 촉구 계획
- 동해단 "지도선 충돌 흔적없다"
- 대응책 마련차 승선행사 취소

부산 강서구 가덕도 해상에서 일어난 어민 사망사고 이후 국가 어업지도선의 과잉단속 논란이 커지고 있다. 동해어업관리단은 기장 멸치축제 기간(24~26일) 예정했던 지도선 승선 체험 행사를 열지 않았다고 26일 밝혔다. 어업 지도·단속 과정에서 빚어진 어선 좌초 사고 대응책을 마련하려는 조치라는 게 동해단 측의 설명이다.

지난 22일 오후 가덕도 앞 해상에서 숭어잡이를 하던 어선(1t)이 부산해양수산청과 공조해 단속하던 동해단 어업지도선 무궁화 22호의 추적을 피해 도주하다 갯바위에 부딪혀 좌초됐다. 이 사고로 선장 A 씨가 숨지고 선원 B 씨는 머리 출혈, 발목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천성어촌계 측은 "추적 과정에서 지도선이 어선을 들이받아 선원이 바다로 튕겨 나가자 키잡이를 잃은 배가 암초를 들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어민 150여 명은 27일부터 보름간 기장군 동해단 청사 앞에서 과잉단속 자제와 진상규명을 촉구할 계획이다.

사태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자 지난 25일 정상윤 단장을 비롯한 동해단 직원들은 부산 강서구에 차려진 A 선장의 빈소를 찾았다가 어민의 거센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간 불거져온 지도선의 과잉 단속 논란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게 어민과 동해단의 공통된 시각이다. 어민들은 "단속 때마다 어업지도선은 어선에 경고 이상의 위협을 가한다"며 "불법 사항이 발견되지 않아도 조업 중인 배를 급습부터 하자는 식의 단속이 이번 사태를 불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동해단 측은 "매번 불법이 확실한 경우에 어선에 접근하지만, 어민 불만은 있다. 사고 전에도 항계 내 불법 어로를 적발했다"고 해명했다. 공식적으로는 "무궁화 22호에 충돌 흔적이 없는 데다 사고 당시 목격된 것으로 지목된 갈고리도 단속 장비가 아니다"며 해양경비안전서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어선 단속 방식에 대한 어민, 동해단 간 합의가 도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동해단 관계자는 "지자체 단속선은 불법 사실을 인지해도 모른 척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러한 단속에 길든 어민들이 국가 어업지도선의 단속을 과도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