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급 공무원 분기별 현장 방문
- 채용계획·임금수준 등 DB구축
- 인적자원개발원과 협업해 보완

부산시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일자리와 기업 관련 '빅 데이터' 구축을 추진한다. 시는 이달부터 '1기업 1공무원 소통관제(가칭)'를 시범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1800개 지역기업의 인력수급 현황과 채용 계획, 고용 형태 등 수집한 빅 데이터는 지역 맞춤형 일자리 정책에 적용된다.

시 본청과 사업소 6급 이상 공무원이 전담할 지역기업(상시고용 20인 이상)을 선정하고 분기별로 직접 기업 현장을 방문해 생생한 일자리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애로 사항 청취를 통해 만성적인 일자리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한 기초 데이터로 활용한다.

지자체가 공무원을 기업 현장에 직접 투입해 고용 데이터를 구축하는 획기적인 시도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일자리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는 본지 지적(본지 지난 2월 12일 자 1·3면 보도)과 통계청이나 고용노동부의 포괄적인 전국단위 산업 조사로는 지역 실정에 맞는 맞춤형 고용 통계를 생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시는 이달 말까지 일자리산업실 직원이 20개의 기업을 선정해 시범운영을 한 뒤 다음 달 대상 기업을 200개사로 확대하고, 7월 이후 500개사로 대상 기업을 늘려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올해 시범운영 결과를 보완한 뒤 내년부터는 대상을 1800개 기업으로 확대한다.

시는 5년 전 이와 유사한 '1기업 1공무원 후견인제'를 시행했지만 실패로 막을 내렸다. 당시에는 담당 공무원이 기업의 모든 애로 사항 청취부터 현안 해결까지 맡으면서 실효성이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문제점을 보완해 철저하게 협업 체제로 진행된다. 담당 공무원이 파악한 일자리 정보는 부산인적자원개발원으로 넘겨 데이터를 분석한 뒤 '일자리 현황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한다. 일자리창출과는 구축된 데이터 베이스를 일자리 정책에 반영한다. 기업 애로 사항은 기업지원팀으로 넘겨 담당 공무원이 해당 기업에 결과를 통보하는 시스템이다.

한 공무원이 담당 기업과 지속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책임 관리함으로써 해당 기업 정보와 산업 동향은 물론 인력 수급 현황, 채용 계획, 임금 수준 등의 정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해진다. 경성대 김종한 상대 학장은 "이 같은 방식으로 3, 4년 치 데이터만 쌓이면 전체 지역산업의 인력수요 예측이 가능해진다. 시의 실효성 있는 일자리 정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도 시행에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예상된다. 우선 일선 기업의 거부 반응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담당 공무원이 사명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느냐도 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다. 정현민 시 일자리산업실장은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에 정밀한 실태조사 없이는 고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며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시 직원들이 지역사회의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사명감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