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52층 국제금융연수원에서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KRX금시장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초저금리시대 금 재테크 인기
- 매달 셋째 수요일마다 설명회

15일 오후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내에 위치한 국제금융연수원 강의실에서는 열기가 뿜어져 나왔다. 강의실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강사의 말을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겠다는듯 필기에 열심이었다. 한국거래소(KRX)와 금융투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부산시민과 함께하는 KRX금시장 설명회'에는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부터 어린아이와 함께 온 주부, 대학생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관심을 나타냈다.

한국거래소 측은 당초 강의실 규모 등을 고려해 참가자 수를 40명 안팎으로 한정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많은 100여 명이 몰리면서 급히 자리를 추가로 마련하는 등 진땀을 뺐다. 자리를 잡지 못한 시민들은 1시간이 넘는 강의를 선 채로 듣기도 했다. 초저금리 시대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른 금에 대한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첫 번째 강사로 나선 한국거래소 김학겸 차장은 금(Gold)의 어원과 지금까지의 채굴량 등 금과 관련한 재미 있는 이야기로 참가자들의 시선을 모은 뒤 KRX금시장의 장점을 하나씩 설명해 나갔다. 김 차장은 "인터넷이나 홈쇼핑, 시중 금은방에 비해 KRX금시장은 훨씬 저렴한 가격에 금을 살 수 있고, 각종 세제 혜택이 많아 경쟁력이 뛰어나다"면서 "KRX금시장을 통한 거래에 대해 막연히 어렵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주식투자보다 더 쉽게 금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명훈 키움증권 부장은 전문적인 내용으로 향후 금 시장에 대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중국의 금 수요가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요가 많아질수록 가격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투자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강의가 끝난 뒤 시민들은 질문을 쏟아 냈다. 김태진(57) 씨는 "인터넷으로 주식을 거래하고 있는데 같은 프로그램으로 금 거래가 가능한가"라고 물었고, 이현경(여·55) 씨는 "KRX금시장의 세제혜택과 거래 시 발생하는 비용을 요약해서 설명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설명회에 대해 매우 만족한 모습이었다. 김성진(62) 씨는 "은행 예금 금리가 1%대인 시대에 다른 투자 수단을 찾고 있었는데, 금 투자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강의를 마친 염 부장은 "다른 지역에서 설명회를 여러 차례 진행했지만 부산처럼 시민들의 관심과 열기가 뜨거운 곳은 없었다"면서 "그동안 부산 시민들은 투자에 굉장히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줄로만 알았는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앞으로도 매달 셋째 주 수요일에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시장 설명회를 갖는다.


# "최적의 투자방법 금시장 활성화 확신"

■ 한국거래소 정석호 부장

"금시장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머지않아 반드시 활성화될 겁니다."

이날 설명회의 사회를 맡은 한국거래소 일반상품시장 정석호(사진) 부장은 KRX금시장의 성장에 대해 확신에 차 있었다. 정 부장은 "시장 개설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KRX금시장이 가격이나 세제 등 여러 면에서 최적의 금 투자 방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실제 KRX금시장 보관기관인 예탁결제원에 입고되는 금의 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15일 현재 1200㎏(520억 원 상당)을 넘어섰다. 정 부장은 "입고수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투자자의 관심이 그만큼 커지고 있는 증거"라고 했다. 그는 "전국의 대표적인 귀금속 거래업소 밀집지역인 부산 범일동, 서울 종로, 대구 교동 등을 매주 찾아 업자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이를 실제 제도개선에 반영하고 있다"면서 "일반 시민은 물론 귀금속 거래업자들의 참여가 늘어난다면 KRX금시장은 더욱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