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금리 신규 수요 분양시장 유입
- 중도금 나눠내는 새 아파트 매력

- 우수 입지·저평가 주택 상승 주도
- 정부 정책 등 인위적 요소 많아
- 시장 분위기 바뀔 가능성 주의

부산 부동산 시장은 최고의 호황기를 누리고 있다. 시민들의 소득 수준이 크게 높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올라갔지만 100% 완판의 연속이다. 부산 분양시장의 활황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소비자의 주택 구매심리 상승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더욱이 새 집을 살 여력이 부족한 수요자에게 저금리는 큰 매력이다. 은행에서 낮은 이자로 돈을 빌려, 내집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 1% 대로 내렸다. 저금리는 부산 부동산 시장에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가 상승과 월세 전환 증가

부산지역 한 아파트 특별공급 추첨 현장에 수요자들이 몰려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국제신문 DB

먼저 기존 주택 시장에서 전세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전세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몇 년간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번 한국은행의 1%대 금리 인하는 부산의 기존 주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인하의 영향으로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사 수요 등으로 계절적 성수기(봄)와 맞물려, 이번 저금리 발표는 상당수의 전세 세입자들에게 주택 구매를 고려하도록 하는 동기 부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세 물량이 매매로 전환되면서 전세 부족현상은 지속될 것이다. 때문에 전세가 상승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전세가격이 오르더라도 금리가 내려가면 집주인 입장에서는 기대 수익이 떨어진다. 월세로 전환되는 물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월세 전환에 따라 전세 물량이 부족해지면 또 전세가격이 오르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월세 물량이 증가해도 전세제도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저금리가 앞으로도 한동안 계속되면 부산의 경우 중장기적으로 전세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공급은 줄어드는 반면 신혼부부나 도심 재개발에 따른 전세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전세가 상승은 매매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다시 전세가에 영향을 미쳐 전체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순환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호황 연장 가능성

저금리 기조는 최근 부산지역 분양시장의 호황 분위기를 끌어가는데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저금리로 신규 주택 수요가 증가하고, 이 수요를 분양시장이 흡수할 것이란 예상이다. 목돈이 들어가는 기존 주택보다는 중도금을 여러차례 나눠 내는 신규 아파트 구매가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부쩍 상승한 분양가에 대한 부담도 정부의 저금리 발표로 한결 가벼워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영래 대표는 "분양가격은 최근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저금리가 주택가격 상승세의 동력으로 작용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다만 시중에 떠도는 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기류에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의 강한 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부산 부동산시장에 위험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부산 분양시장의 활황은 우수한 입지에다 주변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 등이 관심을 끌었기 때문인데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현재의 분양시장 활황은 수요-공급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 정부 정책 등으로 인위적인 요소가 많아 외부의 시장 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솔렉스마케팅 김혜신 부산지사장은 "저금리 정책은 소비자 주택 구매 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겠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등 대외 악재가 불거질 경우 정부의 정책도 따라갈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시장 분위기가 급변할 가능성도 무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