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부터 민간택지에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격 규제가 8년 만에 폐지된다. 분양가 인상이 예상되고,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등으로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부산시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해당 구·군에 신규 아파트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심사를 받을 필요 없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다.

정부는 최근 분양가 상한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확정했다. ▷직전 3개월간 아파트 매매 가격이 10% 이상 상승한 지역 ▷직전 3개월간 월평균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0% 이상 증가한 지역 ▷직전 3개월 평균 청약 경쟁률이 20 대 1을 초과한 지역 등을 제외하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 같은 규정을 적용할 경우 다음 달 초를 기준으로 상한제가 유지되는 곳은 부산에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부동산업계는 이 같은 분양가 상한제 폐지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다. 부산공인중개사협동조합 최영관 이사장은 "지난해 부산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분양가도 어느 정도 올랐다. 수도권과 달리 지방에는 분양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면서 "상한제를 폐지한다고 해서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건설사들도 분양가를 갑자기 올릴 경우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침체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격 결정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지나친 가격 상승이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급등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재개발·재건축구역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분양가 심사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도시정비사업이 활기를 띨 것이란 전망이다. 한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대단지라면 분양가를 3.3㎡당 10만 원만 올려도 사업성에 큰 차이가 난다. 그동안 부산지역 시장 상황을 관망하던 건설사들이 재개발사업 착수에 열을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하던 구역에서 최근 시공사를 교체하는 사례가 많은데 선정 작업도 이전보다 수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