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산관광단지 조감도

- 휴양·문화시설 투자 올스톱
- 관심 보인 외국자본도 멈칫

부산지검이 동부산관광단지 관련 수사를 진행하면서 사업 일정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다. 총사업비 4조 원이 투입되는 부산지역 최대규모의 개발 사업이 또 한 번 악재를 만난 것이다.

부산도시공사는 25일 동부산관광단지 테마파크 우선협상대상자인 GS컨소시엄과 본계약을 맺기 위한 협상을 진행했다. 다음 달 초 본계약 체결을 앞두고 막판 쟁점이 되고 있는 임대료 조정이나 원형지 보존 등이 주요 의제였다. 하지만 이날 협상은 도시공사와 GS 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쳐 맥이 빠진 가운데 끝났다. 특히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핵심부서가 동부산관광단지 투자유치를 총괄하므로 이날 협상에서 결과물을 기대하기는 애초 힘들었다는 얘기도 나왔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계약직 직원의 비리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마당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면서 "GS컨소시엄 쪽에서도 검찰 수사를 의식해 구체적인 협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다음 달 초 테마파크 조성 관련 본계약을 맺으려던 당초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검찰이 부산도시공사를 전격 압수수색한 데 이어 수사의 단초가 된 푸드타운뿐만 아니라 동부산관광단지 사업 전반으로 수사가 확대되면서 투자유치 작업이 사실상 중단됐다.

최근 사업제안서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는 숙박시설이나 문화휴양지구 등에 대한 투자유치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문화예술단지와 타워콘도, 별장형 콘도 등에 대한 투자유치심의위원회 개최를 준비했지만 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정을 연기했다. 실버타운·트래디셔널 쇼케이스의 제안서 검토도 미뤄둔 상태"라고 말했다.

외국자본 투자도 멈칫거리고 있다. 부산시에 따르면 동부산관광단지에 최근 프랑스 P사가 리조트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개발계획을 제시했다. 시 관계자를 P사가 운영하는 리조트에 초청할 수 있다는 의견까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유럽에서 바캉스시설 등을 운영하는 등 도시공사가 투자유치에 성공할 경우 동부산관광단지의 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러나 제안서를 접수한 단계에서 검찰 수사가 시작돼 아직 구체적인 의견을 주고받지 못하고 있다.

도시공사는 검찰 수사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올 초부터 추진해온 조직개편 작업까지 잠정적으로 보류했다. 도시공사는 능력 있는 40, 50대 초반의 팀장급 간부를 전진 배치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복안을 갖고 있었지만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몰라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조직개편 작업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공사의 한 간부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해서 시민들의 염원인 동부산관광단지 조성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