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시장 급속 성장세
- 市도 최초로 관련예산 배정

부산 기업들의 R&D(연구개발)를 종합적으로 지원할 민간주도의 'R&D 서비스' 시장이 열린다. 이에 따라 벤더(납품업체) 위주의 지역 산업 패러다임이 원천기술 중심으로 재편될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부산시는 지역 R&D 서비스 업체 6곳이 '부산연구개발 서비스협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으며, 이번 주 내로 설립 승인을 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

경기 침체로 기업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R&D 투자에 적극 나서면서 이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의 R&D 서비스 시장도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현재 한국R&D서비스협회 소속으로 부산에서 활동 중인 업체는 27개사에 달한다. 이들 기업은 공학과 기술연구개발 및 컨설팅 등 분야의 석·박사급 인력을 5~10명씩 확보하고 있다.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들은 시장 전망이 밝다고 보고 창업을 하는 추세다. 동남권의 유일한 특허법인 부경은 특허관련 변호사를 영입하는 등 시장 활성화에 대비하고 있다. 협동조합 설립에 참여한 6개 업체는 조사 분석 컨설팅 특허 등 특화된 전문기업이다.

이번 협동조합 설립을 계기로 지역의 민간주도 R&D 서비스 시장이 새롭게 열리는 동시에 보다 체계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역산업 생태계가 기술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산의 전략 산업인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신발 등 부품·소재 산업의 기술력이 강화돼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ICT(정보통신기술)와 바이오·헬스 등 신사업 분야에서도 고부가가치 기업이 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도 측면 지원에 나선다. 시는 오는 7월 부산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출범하면 처음으로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R&D 서비스 통합관리시스템 구축 ▷지역 R&D 서비스 네트워크 구축 및 인식 확산 ▷이공계 전문인력 양성 등을 지원한다.

그동안 지역 기업들은 R&D 투자에 인색했다. 지역의 산업이 벤더나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의 기술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R&D 투자 중심인 '월드클래스 300 기업'의 선정 현황을 보면 지난해까지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에서 13개 기업이 선정됐다.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97개사, 대경권(대구 경북) 27개사, 충청권(대전 충북 충남) 15개사에 이어 하위권이다. 부산연구개발 서비스협동조합 이동규 이사장은 "R&D 서비스는 부산에서는 다소 생소한 개념이지만, 수도권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지식재산서비스업이다. 지역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촉진과 기술창업 활성화 등의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R&D(연구개발) 서비스

민간·공공부문의 R&D 관련 지원활동을 전문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 R&D 기획과 사업화 로드맵 등 컨설팅을 비롯해 연구인력 중개 및 알선, 기술이전, 시험·분석평가, 특허, 시장조사·분석, 기술금융, 기업공개(IPO)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지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