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 동참 '쏠림' 개선 지적

박근혜 정부의 '통일 대박' 정책에 맞춰 금융권의 관련 상품 출시가 가속화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주로 이자나 수익금 일부를 통일기금 조성에 사용하거나 통일단체 지원사업 등에 기부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대이율을 포함한 혜택도 풍부해 고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출시된 통일 관련 금융상품은 대부분 은행권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반면 카드업계와 저축은행 등에서는 사실상 전혀 출시되지 않고 있다. 통일기금 조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금융권의 '상품 쏠림'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중은행 다양한 혜택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지난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다"라고 발언한 이후 금융사가 내놓은 주요 통일 상품 7개(일부 대출 서비스 제외) 중 6개가 시중은행(기업·우리·국민·농협) 상품이었다. 나머지 1개는 은행계 카드사인 NH농협카드가 출시했다. 이들 7개 상품의 총판매액은 1조 원에 육박했다.

우선 기업은행은 가장 최근인 지난 5일 'IBK통일대박기원통장'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통일 관련 기업에게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이자 일부를 통일관련 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가입자와 가입액이 각각 600명과 6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이 은행은 '북한이탈주민 창업자금 대출' 서비스도 운영하며 새터민에게 대출 금리를 5000만 원 이내에서 2.0%포인트까지 감면해주고 있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해 6월 '우리겨레통일 정기예금'과 '우리겨레통일 통장'을 내놓았다. 이자와 수익금 일부가 통일기금 조성에 자동으로 기부되고, 적십자사는 이 기부금을 통일 관련 사업에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겨레통일 정기예금의 가입 고객과 예금 실적은 지금까지 각각 6만 명과 8000억 원, 우리겨레통일 통장은 각각 1800명과 19억 원을 기록 중이다.

국민은행도 지난해 6월 'KB 통일기원 적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객이 가입할 때 '통일희망 메시지'를 작성하면 0.1%포인트의 우대이율이 적용된다. 특히 실향민이나 북한 이탈주민, 개성공단 입주업체 임직원 등에 대해서는 0.3%포인트의 우대이율 혜택이 별도로 적용된다. 현재까지의 실적은 가입자 1만4000명, 예금액 1400억 원 등이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출시한 'NH통일대박예금'과 'NH통일대박적금'을 통해 5000명의 가입자와 200억 원에 달하는 예·적금을 유치했다.

■주요 카드사 통일 상품 전무

은행권과 달리 카드업계에서는 '통일'과 관련한 상품이나 사회공헌 활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분석 업체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 등 국내 7대 카드전업사 중 통일 상품을 출시한 카드사는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은행계 카드사'인 NH농협카드 한 곳만 '통일대박 원코리아(One Korea) 카드'를 지난해 10월 내놓았다.

이 카드는 사회공익형 성격을 갖고 있는 상품이다. 기금은 통일관련 단체의 지원사업에 사용된다. 이용 고객에게는 '통일염원 채움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지난달 말 기준 350명의 가입자와 2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일 관련 상품을 단순한 금융상품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며 "통일에 대한 범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차원에서 상품 개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