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0개 품목…역대 최대 규모
- 국내 여행사 中서 영업 가능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지는 제품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원산지 지위를 부여받게 됐다. 국내 여행사가 중국 현지에서 우리나라나 제3국으로 여행할 관광객 모집도 가능해졌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문서에 가서명했으며 외교 경로를 통해 협정문을 교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어 올 상반기 중 정식 서명을 한 뒤 두 나라 국회의 비준 동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 발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두 나라가 가서명한 협정문에 따르면 개성공단 제품을 포함한 총 310개의 품목에 대해 원산지 지위를 부여, 협정이 발효되는 즉시 특혜 관세의 혜택을 받도록 했다. 이는 역대 FTA 의 관련 항목 가운데 최대 규모다. 또 중국은 품목 수 기준 91%(7428개), 수입액 기준 85%(1417억 달러)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최장 20년 내에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반면 한국은 20년 내에 품목 수의 92%(1만1272개), 수입액의 91%(736억 달러)를 철폐한다. 두 나라 간 FTA는 매년 단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방식이기 때문에 발효 당시에는 1년 차 관세 인하가 적용되고 해가 바뀌는 시점에 2년 차 인하가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전기전자 부문에서 전기밥솥 세탁기 냉장고 등 중소형 생활가전과 의료기기, 가전 부품을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수입이 늘고 있는 핸드백과 골프채 등과 같은 생활용품에 대해서는 15∼20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한국과 중국은 이번 FTA 가서명 과정에서 북한지역에 역외가공지역이 추가 설치될 가능성에 대비해 역외가공지역위원회 설치, 상하이 투자자유지역 내 한국 건설업체의 수주, 중국 내 한국 관광회사의 모객 영업 허용 등을 새로 추가했다. 고사 우려가 제기됐던 농수산 분야에서는 우리 측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쌀과 고추 마늘 등 주요 농산물과 오징어 멸치 갈치 등 20대 수산품목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협상에서는 일방적인 이익이 나올 수 없다"며 "개성공단 제품에 대한 원산지 지위 인정 문제 등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체결한 FTA 중 가장 우호적인 결과가 도출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정부는 다음 달까지 수출활성화를 위한 '차이나데스크 설치, 농수산업 6차 산업 육성 등의 내용을 담은 '한중 FTA 활용 및 경쟁력 강화 방향'을 발표했다. 또 상반기 중 구체적인 보완대책을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