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인구 가운데 중산층 이상으로 '신분 상승'한 인구의 비율이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6년 이후 지난해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빈곤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7048가구를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9차년도(2014년) 한국복지패널 조사' 결과 빈곤탈출률이 22.6%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1차년도(2006년)와 2차년도(2007년) 사이 조사에서 기록한 32.4%보다 1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빈곤탈출률은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경상소득 순서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의 50% 이하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인구 가운데 중산층(50~150%)이나 고소득층(150% 이상)으로 이동한 사람의 비중을 말한다. 빈곤을 벗어난 저소득층이 4.5명 중 1명에 불과했던 셈이다. 저소득층 인구 중 중산층으로 이동한 비중 역시 지난해 22.3%로 8년 동안의 조사 중 가장 낮았다. 중산층을 거치지 않고 고소득층으로 신분이 '수직 상승'한 경우는 0.3%에 그쳤다. 이는 8년 전(2.5%)보다 8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반면 고소득층 신분을 계속 유지한 사람의 비율은 높아졌다. 8차년도(2013년) 조사 당시 고소득층이었던 인구 중 9차년도 조사에서도 고소득층을 유지한 인구는 77.3%로 직전 조사(7차→8차)의 75.2%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고소득층에서 저소득층으로 내려간 사람은 0.4%로 역대 조사 중 가장 낮았다. 아울러 8차년도 조사 때 임시일용직이었던 사람의 83.0%는 9차년도 조사에서도 여전히 동일한 직군을 유지했다. 13.1%만 상용직으로 고용 형태가 변경됐다. 상용직 근로자의 92.5%는 계속 상용직 근로자였으며 고용주였던 사람의 77.8%는 계속 고용주였다.

보사연 관계자는 "가난한 사람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대신 부자는 계속 부유한 상태를 유지하기 쉬운 상황이 점점 굳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