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은 지난 한해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된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보고 지출이 과다했음을 반성할 수도 있고, 의료비를 보고 건강에 좀 더 신경쓸 것을 다짐하기도 하며, 실제 수입보다 많아 보이는 연봉에 놀랄 수도 있다.

특히 올해는 의료비, 교육비, 보험료 등의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됐고, 자녀 관련 인적공제가 축소돼 환급액이 과거와 다르게 줄어들 수도 있다. 아직 개개인의 연말정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감이 나지 않겠지만 다음 달 급여 명세서를 숫자로 확인하게 되면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고액 연봉자로서 높은 세율을 적용받는 근로자들은 지난해와 달라졌다는 것을 더 크게 체감할 것이다.

이런 변화된 환경에 대비하고자 올해부터 소득공제 한도가 확대된 금융상품 두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장 먼저 가입을 서둘러야 할 상품은 적립IRP(개인형퇴직연금)이다. 정부의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올해부터 납입액의 700만 원까지 13.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액공제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절세효과가 최고 92만4000원까지 가능하므로 연말정산 대비 상품의 1순위라 할 만하다. 이미 연금저축 또는 DC형 퇴직연금에 연한도(400만 원)를 가득 채워 납입하고 있는 근로자라면 DC계좌 또는 IRP에 300만 원을 추가해 7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단, 퇴직연금가입자만 IRP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아직 퇴직금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가입이 불가하다.

두 번째로 주택청약종합저축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의 본래 목적은 아파트 청약이지만 청약에 당첨되지는 못하더라도 연말정산의 절세효과만 봐도 제몫은 톡톡히 하고 있다.

이번 연말정산에서 무주택 세대주라면 연간 120만 원의 40%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올해 납부분부터는 그 두배인 240만 원까지 소득공제 한도가 늘어나는데, 총급여가 7000만 원 이하인 사람만 가능하다. 연말에 한 번에 목돈을 납입하려면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올해는 시작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여유있게 내년 연말정산을 대비하자.

김도훈 국민은행 부산PB센터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