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산 남구 용당동 한 주유소가 보통휘발유 가격을 ℓ당 1398원으로 고시했다. 휘발유 가격이 ℓ당 130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 평균가격도 1400원대 진입 눈앞

- 안동·음성 1200원대도 나와
- 세금이 900원가량 차지해
- 추가 하락은 쉽지 않을 듯

부산지역 주유소들의 보통휘발유 최저가격이 1300원대로 내렸다. 보통휘발유 평균가격은 14일 오후 7시 현재 1503원으로 14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20여 일 만에 100원가량 떨어져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를 보면 부산에서 남구 신선로 392 GS은마석유(용당동)와 수영구 민락본동로 30 센텀타이거 알뜰주유소(민락동), 남구 신선로 387 YK주유소(용당동) 등 5곳이 14일 오후 기준 ℓ당 보통휘발유 가격을 1390원대로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말 ℓ당 1600원대의 주유소가 부산에 등장한 이후 2개월여 만에 300원 가까이 가격이 내린 것이다. 부산 주유소업계는 지난달 24일 ℓ당 1500원대로 내린 보통휘발유 평균가격도 20여 일 만에 1400원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통휘발유의 지역별 최저가격은 서울이 1389원까지 내린 것을 비롯해 경남은 1345원, 울산은 1399원 등 1300원대 주유소가 전국에서 확산하고 있다. 이는 정유사들이 이번 주에도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기준가격을 ℓ당 49원씩 내렸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폭락에 따라 정유사들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휘발유 공급 기준가를 150원 이상 내렸고, 새해 들어서도 80원 가까이 추가 인하했다.

부산 주유소의 경유 평균가는 1328원이며, LPG는 893원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기준인 두바이유가 최근 배럴당 43달러 선까지 내려왔으며, 이는 2009년 3월 수준이다. 당시의 휘발유 평균가격인 ℓ당 1530원도 현재 1527원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얼마나 내리나

이날 오후 2시 기준 보통휘발유를 1200원대에 파는 주유소는 전국에 두 곳이다. 충북 음성(1285원)과 경북 안동(1299원)에 각각 영업 중이다. 우리나라 주유소에서 ℓ당 평균 1200원대의 휘발유가 판매된 것은 2009년 초가 마지막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에서 35달러 수준까지 폭락하던 시점이다.

주유소업계는 우리나라 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이 1200원대로 내려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고정 비중이 900원가량 되기 때문이다. 2008년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이 1200원대를 기록하던 당시는 세금 비중이 지금보다 100원 정도 낮았다.

주유소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30달러 수준까지 내려가더라도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에다 운반 및 정제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하로 떨어져도 1300원대 초반이 아니겠느냐. 정부가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낮추지 않으면 ℓ당 평균 1200원 시대 진입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1ℓ1500원 휘발유 가격 구조 ▷휘발유 제품가격  591.34원(39.42%) ▷세금   　-개별소비세  　-교육세  　-주행세  　-부가세  　-기타  908.66원(60.58%) 529원(35.26%) 79.35원( 5.29%) 137.54원( 9.16%) 136.4원(   10%) 26.37원(  0.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