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제외한 전 세계의 디플레이션 공포로 1900포인트를 위협하던 주가지수가 이달 초부터 상승해 연말 주가 복원(2030~ 2050포인트 수준)의 계기가 될 것인가와 관련, 몇 가지 긍정적 측면들을 검토해보자. 

첫째, 유럽중앙은행(ECB)이 즉각적으로 국채 직매입이 포함된 미국식 양적완화(QE)를 단행할지 여부다. 이탈리아 국채 금리 동향에 미루어 볼 때, 적어도 내년 1월 국채 매입이 결정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국제유가 하락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인 물가 하락 압력이 유로존 양적완화 시점을 앞당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 상해 증시가 연일 랠리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시장과 실물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는 부담에도 상하이 증시가 상승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과 함께 추가금리 인하 또는 지급준비율 인하 등 중국도 통화정책 완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국은행도 국제유가 하락과 잠재적 디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셋째, 수급 측면에서는 연말 배당 수요를 겨냥한 순차익 잔고 증가가 예상되고 있으며, 대차잔고의 계절적 감소도 기대해볼 만하다. 넷째, 매크로(거시경제) 측면에서 ▷수출과 수입물가 지표 ▷환율변동률과 유가변동률 차이의 확대 ▷구리 가격 변동률과 국제유가변동률 갭 확대 등을 통해서 볼 때, 국내 기업들의 실적 평가가 최악을 통과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다섯째, 현대차의 자사주 매입 및 배당 확대 가능성과 미국시장 자동차 판매 증가라는 긍정적 시나리오와 삼성전자 지배구조 및 주주 환원정책 시작 등으로 삼성전자 및 현대차그룹에 대해 무너진 신뢰가 회복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11월에 비해 눈에 보이는 지표로 확인된 개선 요인은 적지만, 선행 지표를 예상케 하는 가격 변수들의 움직임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1950포인트 이하에서는 주식 편입을 서서히 늘려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손희재 현대증권 부전동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