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견본주택에 길게 늘어선 방문객을 보면 10년 전 분양 열기로 돌아간 모습이다. 그때만 해도 수요보다 공급량이 부족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부산에 많은 아파트가 공급된 지금은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 현재 나타나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포인트가 있다.

먼저 가수요다. 일반 투자자 및 청약자 모두 분양권 전매 시장의 동향을 잘 안다. 운이 좋아 로열층에 당첨만 되면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기대심리 때문에 청약통장을 활용한다. 기대 수익 대비 위험은 매우 낮은 대신 운만 좋으면 대박이라는 심리가 깔려 있다.

잠재적 수요도 있다. 입지에 대한 선호도와 분양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청약자들이 신규 아파트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 단지 내 조경이나 부대시설, 첨단 편의시설 등이 기존 아파트와는 차별화 된 주택일수록 선호도가 높다. 건설사들은 그에 대한 욕구에 적절하게 눈높이를 맞춘다.

마케팅 기법도 부동산 열기의 중요한 요소다. 소비자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적정 평형 규모와 단지 배치 등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것이다. 특히 건설사의 고유 브랜드를 잘 활용한다. 고급 브랜드를 가진 건설사를 통한 고급화 전략이 명품 아파트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식으로 청약자를 유인한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맞물리면 초기 계약이 이뤄지기 전에 전매시장은 상당한 프리미엄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러한 열기에 우려해야 할 부분 또한 적지 않다. 첫째, 입주 시기 때의 시장 환경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분양 당시 매우 뜨거웠던 아파트들이 막상 입주 때는 찬밥신세가 된 경우가 적지 않다. 부산은 아직도 상당한 미분양이 남아 있다. 둘째, 가수요가 증폭되고 폭탄을 여러 번 돌리다 보면 마지막 매수자가 그 위험 부담을 모두 안게 된다. 실수요자가 부담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셋째, 수요 위축과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아직도 남아 있다. 모처럼 뜨거운 주택 시장 열기를 체감하지만 이런 상황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평가는 양면을 살펴보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고고넷 정두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