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분별 외형 확장 사실상 용인
- 제2 부실사태 가능성 배제 못 해"
- 경제개혁연대, 금융위에 촉구

경제개혁연대는 24일 저축은행의 점포 신설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규제완화 방안이 무분별한 외형 확장에 따른 부실사태를 불러올 수 있다며 관련법의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지난 1일 입법예고한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을 보면 앞으로 저축은행은 점포(지점·출장소·여신전문출장소)를 신설할 때 지금까지 의무적으로 적용받아 온 '자본금 증액' 규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이는 관계형(고객 밀착형) 금융 강화를 통해 제2금융권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그간 금전적인 부담으로 점포 확대에 섣불리 나서지 못한 저축은행으로서는 걸림돌로 작용해 온 증자 의무를 면제받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경제개혁연대는 3년 전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원인 등을 지적하며 점포 신설 시 엄격한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희 사무국장은 "2010년 이후 발생한 업계의 부실사태는 점포 증설을 통한 외형확대에 따른 것이었다"며 "저축은행의 수익성 저하로 구조조정 압력이 상존하는 현 상황에서 외형확장 전략을 용인·유도하는 금융당국의 방침은 철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저축은행의 점포 수는 저축은행 사태가 본격화한 2011년 6월 말(344개)부터 2012년 12월 말(367개)까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업계를 살리기 위한 금융당국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올 6월 말 현재 329개까지 감소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저축은행의 평균 BIS(국제결제은행) 비율은 지난해 6월 9.95%에서 올 6월 14.42%로 상승하며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이 때문에 현재의 수준에서 저축은행 규모가 또다시 늘어날 경우 제2의 부실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경제개혁연대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경제개혁연대는 고객 수나 여신 규모가 일정 기준을 초과하는 대형 본·지점에 한해 영업구역 이내에 출장소를 설치하는 경우에만 증자 의무를 면제해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