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매 늘었지만 수익률 역주행
- 삼성에 이어 '어닝쇼크' 현실로
- 그룹측, 사상 첫 중간배당 검토

현대자동차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삼성전자(지난 7일 발표)와 함께 한국의 제조업을 양분하는 현대차마저 '어닝쇼크'(예상보다 심각한 실적 악화에 따른 충격)를 기록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동남권 경제의 주력 업종 중 하나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울산 현대차 공장과 하청업체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2조101억 원) 대비 18.0% 감소한 1조648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2010년 4분기(1조2370억 원) 이후 15분기 만에 최저치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 9.7%에서 7.7%로 2.0%포인트 줄었다. 당기순이익(1조6151억 원)은 28.3%나 감소했다. 매출액(21조2804억 원)은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환율 하락 ▷파업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을 꼽았다. 현대차는 실적 보고서에서 "올 3분기까지 평균 환율이 2008년 2분기 이후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수익성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원희 현대차 사장은 이날 배당을 큰 폭으로 확대하고, 내년부터 중간배당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중간배당을 하게 되면 그룹 출범 이후 처음이다.

현대차의 실적 부진은 불과 보름 전 삼성전자의 3분기 '어닝쇼크' 실적과 맞물려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의 제조업을 지탱하는 두 기업의 부진과 관련해 당장 국내 경제와 주요 제조업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증권업계에선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역시 적자를 겨우 면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4분기 실적 역시 뾰족한 개선의 모멘텀(추세 전환)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저성장·저물가 기조 확산 등으로 시장 예측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대차의 주가는 실적 부진이 시장에 이미 반영돼 전 거래일 대비 5.88%(9500원) 오른 17만1000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