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기초단체의 예산을 관리하는 '금고 은행' 선정에서 NH농협은행이 재유치에 잇달아 성공했다. 농협은행은 이 기세를 몰아 2016년 부산시 부금고와 교육청 금고 등 빅매치에서 승리를 따내겠다는 계획이어서 치열한 유치전이 예상된다. 지자체 금고는 대규모 지자체 예산과 자금으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하고, 공무원 등의 우량고객도 유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협은행 기장군지부는 내년 1월부터 4년간 기장군 금고 업무를 담당하는 단일금고에 선정됐다고 23일 밝혔다. 기장군은 지난달 29일 금고지정심의회를 열고, 농협은행을 금고운영 금융기관으로 재선정했다. 농협은행은 지역사회 네트워크와 기여도, 협력사업 부문에서 경쟁 은행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호 농협은행 기장군지부장은 "농협은행이 전국 지자체 금고의 90%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금고 운영에 대한 신뢰도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기장군 금고는 기장군이 1995년 양산시에서 분리돼 부산시로 편입된 이후부터 농협은행이 20여 년간 맡았고, 예산 규모도 4000억 원으로 다른 구보다 수십 배나 많다.

농협은행은 지난해에도 강서 사하 영도구의 금고 재유치에 성공했다. 강서구와 기장군은 주금고, 나머지 14개 구는 모두 부금고를 맡고 있다. 농협은행 측은 이를 기반으로 2016년 부산시 부금고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2012년 말 부산시 금고 선정에서 농협은행은 12년간 맡고 있던 부금고를 국민은행에 내 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골몰하고 있어 지자체 금고 유치전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2016년은 부산시 부금고를 비롯해 시 교육청, 부산진구·남구·수영구 등 10개 금고의 계약 만기가 돌아오는 시점이어서 어느 때보다 유치전이 치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