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지는 10월이지만 주식시장에는 계절을 앞서 혹독한 겨울 추위가 찾아왔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순식간에 100포인트 넘게 폭락했다. 시름이 깊어가고 있는 국내 증시는 어떻게 될까.

국내 증시의 최우선 과제는 우선 의미 있는 저점을 찾는 것인데 코스피 지수 기준으로 120주간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60선을 밑돌고 있기에 상당히 부담스런 국면이다. 일본 아베 총리의 엔화 약세 부작용(에너지 수입물가 급등 및 소비위축) 발언으로 원·엔 환율이 950원대 수준에서 990원 수준으로 복귀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반등이 엔화의 자체적인 강세 요인에 기인한 결과이기보다는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순매도 및 외국계 은행의 달러 매수와 같은 외국인의 자금 이탈 등 원화의 약세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는 부분은 부정적인 요소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미국을 제외한 유럽 및 다른 지역의 더딘 회복 또는 경기 침체 압력에 대한 의미 있는 경고는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조만간 좀 더 강력한 부양책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기대를 낳기도 한다. 그러나 동시에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으로 위험자산 회피 신호가 단기간 내에 강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렇듯 의미 있는 저점이 형성되지 못한 증시 흐름에서는 각종 증시 변수들의 단기 변화를 둘러싼 해석이 상황에 따라 상이할 수 있고 특히 불안의 요소들이 더 빨리 반영이 되므로 좀 더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번 코스피 지수 조정 국면에서 3분기 실적 부진과 수급 불균형 심화 등으로 과도하게 하락하고 있는 조선 및 운송 그리고 건설업종 등에 대해선 단기 트레이딩(거래) 기회를 엿보는 정도의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시장이 혼돈 상태에 빠지면서 개별 종목들의 흐름도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으므로 기관의 순매수 흐름이 지속되는 종목들도 매매 범위를 좁히는 전략이 유리한 국면이다.

손희재·현대증권 부전동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