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총 작고 현금 많은 상장사 타깃
- 주가 인위적으로 올린 뒤 '먹튀'

- M&A 직전 주가 급등하면 의심
- 인수인 자금력 자세히 살펴야

속칭 '기업사냥꾼'에 의한 무자본 인수합병(M&A)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이들은 자기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사채업자로부터 대출을 받아 상장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뒤 시세조종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

금융당국은 해당 종목에 투자한 '개미'(소액 투자자)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무자본 M&A의 특성이나 징후를 사전에 확인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현금 많은 상장사가 주요 타깃

무자본 M&A는 기업사냥꾼이 인수 대상 기업의 주식을 담보로 사채업자로부터 돈을 빌린 뒤 최대주주에게 인수대금을 주고 경영권을 넘겨받는 형태의 거래를 말한다. 기업사냥꾼 입장에서는 자신의 돈을 투입하지 않고도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M&A를 전후해 부정거래나 시세조정, 횡령·배임 등 불공정 행위가 양산된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무자본 M&A 과정에서 발생한 불공정거래 건수는 ▷2011년 1건 ▷2012년 3건 ▷2013년 6건 ▷2014년(1~7월) 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기간 부당이득 금액은 1300억 원에 달하며, 주동 세력 역시 과거 개인 중심에서 법인이나 증권방송 전문가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업사냥꾼은 주로 시가총액이 작거나 현금 보유액이 많은 상장사를 주요 타깃으로 정한다. 시총이 작은 회사의 경우 호재성 정보를 띄워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린 뒤 '먹튀'하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M&A 직전 주가 급등하면 의심해야

금감원은 무자본 M&A 세력의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이들의 '먹이'가 된 기업의 특징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무자본 M&A의 타깃이 된 상장사는 M&A 직전 1개월 동안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다 M&A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특징을 보였다. 실제로 금감원에 따르면 횡령 목적으로 무자본 M&A를 당한 기업의 주가는 M&A 이후 평균 2년이 지난 시점에서 87%나 떨어졌다. 인수인(기업사냥꾼)의 자금력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 2011년부터 올 7월까지 발생한 불공정거래 15건 중 인수대금 대비 인수인의 자기자본 수준이 100% 이상인 사례는 1건에 불과했다. 반면 10% 미만인 사례는 6건이나 됐다. 이는 인수인이 자금확보를 위해 주로 사채업자의 돈을 사용하는 상황과 궤를 같이 한다.

신뢰할만한 인수자 정보가 부족하다는 특징도 있다. 인수자 대부분이 감사보고서 작성·공시 의무가 없는 비외감법인이나 개인 등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금감원은 ▷M&A를 전후한 최대주주 변경(경영진 구성 내역) ▷주가 및 거래량 급변 사유 ▷사업보고서(연혁 및 재무현황) 등을 반드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