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평균 매매가 상승률도 안돼
- "정부, 지역 맞춤형 정책 마련을"

재건축 연한 단축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9·1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주택 매매시장은 큰 폭의 오름세를 나타낸 반면 부산 등 비수도권은 매매가 변동이 거의 없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책이 수도권을 주로 겨냥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지역 맞춤형 주택정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감정원이 1일 발표한 '9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은 지난 8월 대비 0.31%의 매매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매매가격 변동률은 지난 7월 -0.03%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 상향 조정(7·24대책) 등의 영향으로 8월에 0.08% 상승세로 반전된 뒤 9·1부동산대책에 따라 폭등한 것이다. 특히 서울 강남권은 8월 대비 주택매매가격이 0.5%나 올랐다. 수도권 평균보다 높은 것이다. 서울 강동구(0.74%) 강남구(0.67%) 양천구(0.61%)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경기도 역시 0.38%나 올랐다.

전국 평균 매매가 상승률은 0.24%였으나 비수도권은 0.18%에 그쳤다. 특히 부산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0.13%로 전국 또는 비수도권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8월 상승률 0.9%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경남의 주택가격 변동률도 8, 9월에 변화가 없어 9·1부동산대책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은 "정부의 대출 규제완화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이어 재정비 규제 합리화 등을 포함하는 '9·1부동산대책' 발표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개선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가 상승 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국감정원은 "정부의 연이은 규제완화 정책 발표 효과로 저가매물이 소진되고, 재건축 연한 완화 수혜단지를 중심으로 매물회수 및 가격상승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일시적인 수요만 끌어들이는 수도권 맞춤형 정책에 집중할 게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하고, 실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부동산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난 10여 년의 데이터를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주택시장 사이클은 반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며 "수도권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 지역 부동산 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