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8층 제로웹 본사에서 직원들이 모바일 홈페이지 디자인작업을 하고 있다. 박호걸 기자

- 200만 원 상당 홈피 무료 제작
- 대신 월 2만~3만 원 수수료 받아
- 대기업·관공서·정치인 등
- 고객 1만8000명에 점유율 40%
- 2010년 위기 겪어 감원 아픔
- '전설의 영업' 바탕 재기 성공

"예전에 성황이던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 업체들이 대거 모바일로 옮겨갔습니다. 업체 수는 늘었고 가격은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졌어요. 제로웹은 다른 업체보다 한발 먼저 '무료화'를 선언했습니다. 대신 월 2만~3만 원의 관리비를 받았고,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정보통신(IT) 기업 (주)제로웹은 모바일 기반의 홈페이지, 애플리케이션, 로컬 네트워크 광고 서비스 등을 개발·운영하는 모바일 로컬광고 플랫폼 기업이다. 이 회사는 지역 소상공인에 최대 200만 원 상당의 '고 퀄리티' 모바일 홈페이지를 무료로 제작해주고 2만2000~3만3000원의 관리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리고 있다.

2012년 설립된 제로웹은 '중소상공인을 위한 스마트폰 홈페이지 무료 제작'이라는 슬로건 아래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국내 전체 스마트폰 홈페이지 4만5000여 개의 40%에 해당하는 1만8000여 개의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다. 고객의 대상도 일반 소상공인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호텔부산 부산시청 경륜공단 등 대기업, 관공서를 비롯해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까지 제로웹의 고객이다.

	제로웹 이재현 대표. 전민철 프리랜서

제로웹 이재현(38) 대표는 "현재 모바일 홈페이지 수요가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어 2015년까지 14만 개, 2016년까지 20만 개의 스마트폰 홈페이지 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웹은 이를 위해 현재 서울 제주 인천 대전 전주 광주 대구에 지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5년 상반기 내 80명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현재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제로웹이지만 불과 4년 전에는 엄청난 위기를 겪었다. 이 대표는 "2010년 유럽발 금융위기 때 제로웹의 전신인 (주)MZKOR가 폐업의 위기까지 갔었다"며 "당시 80명이던 직원을 30~40명으로 감원하는 등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제로웹을 창업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그런 위기와 로컬 마케팅에 대한 수년간의 시행착오가 현재 제로웹의 뿌리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꼽는 또 하나의 재기 비결은 바로 막강한 영업력이다. 그는 과거 제약·유통·텔레마케팅 등을 경험한 영업사원 출신으로 업계에서는 '부산·경남 지역 영업의 전설'로 불렸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의 최고의 강점이 '밑바닥 영업력'"이라며 "경쟁사 영업사원 10명과 붙어도 밀리지 않는 영업 경쟁력을 갖췄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금도 영업사원에 채용 면접과 영업교육에 직접 참여하는 등 영업력 향상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제로웹은 그동안 축적된 업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O2O(온·오프라인을 연결한 비즈니스)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아직도 국내 전체 상거래 시장에서 오프라인 비중이 80%"라며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모바일 비즈니스와 오프라인을 묶는 신사업을 구상 중이며 이를 통해 제로웹을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