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이 갈수록 활황이다. 1순위 청약 마감은 기본이다. 지난해 4분기 시작된 급상승세는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올 공급물량이 3만 가구를 넘어선 데다 입주 물량까지 2만여 가구에 이르러 과잉공급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한 가수요가 시장 활황에 편승해 상당수 유입된 것으로 분석돼 '거품 논란'까지 일고 있다.

29일 모바일 부동산리서치업체 '부동산서베이'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은 3만1600여 가구다. 2002년 3만4000가구 이후 최다 물량이다. 올 초만 해도 부산에는 2만3000가구가량 공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건설사들이 물량을 쏟아내면서 대폭 늘었다. 올해 입주물량도 2만2000가구 규모로 추산된다. 2006년 3만1000여 가구 입주 이후 가장 많다. 업계가 부산의 적정 입주물량으로 보는 1만3000가구보다 약 1만 가구나 많다.  

분양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분양가도 덩달아 뛰고 있다. 대한주택보증이 발표한 최근 부산의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3㎡당 950만 원 수준이다. 지난해 말 800만 원대 초반에서 150만 원 가까이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라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 3.3㎡당 분양가가 1000만 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부산지역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공급 과잉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올해 분양물량의 입주가 시작되는 2017년께 가격 하락 등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동의대 강정규(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3년간 부산 아파트 공급량은 연간 절대수요 주택 수를 훨씬 초과하고 있다"며 "입주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2017년께 가격 조정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 투자 목적의 가수요가 분양권을 전매하면서 프리미엄이 붙는 거품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다음 달 공급될 '래미안 장전'과 '대연 롯데캐슬 레전드'의 경우 청약 당첨만 되면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돌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는 드물지만 금정구 장전3구역 재개발 조합원의 분양권 매매 호가가 1억 원에 달한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입주물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상승하면서 분양물량이 증가하고, 공급이 증가하면 입주량이 많아져 시장이 약세를 보인다"면서 "수요자들은 묻지마 투자에 매달릴 게 아니라 흐름을 보고 시장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