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 52층에서 열린 부산국제금융연수원 개원식에 참석한 금융기관장과 내빈 등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전민철 프리랜서

- 금융기관 자체연수와 중복되고
- 수요 확보 안 돼 실효 논란 여전

해양·파생금융에 특화된 전문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이 부산 남구 문현금융단지 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문을 열고 업무에 들어갔다. 그러나 금융 관련 기관 대부분이 이미 개별 연수원을 운영하고 있어 수요 창출이 불투명한 데다, 파생·해양금융 중심지 부산의 특색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나 강사진 확보 등도 미흡해 향후 과제로 지적된다.

전국은행연합회 한국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한국금융연수원 보험연수원 등 7개 기관은 BIFC건물 52층에 부산국제금융연수원 사무실을 마련하고 26일 개원식을 개최했다.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은 그동안 국회 김정훈 정무위원장이 설립추진위원장을 맡아 7개 기관과 설립을 논의해 왔다. 김 의원은 이날 축사를 통해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이 부산·울산·경남 지역 금융회사 직원 및 젊은 인재들에게 금융실무 및 금융지식에 대한 교육 제공뿐만 아니라 한국 조선업과 해운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은 연수프로그램 개발과 연수수요에 원활하게 대응하기 위해 한국금융연수원 한국금융투자협회 보험연수원 여신금융협회 등 4개 금융 관련 연수원의 공동분원 형태로 운영된다. 강의실 3곳과 사무실, 휴게공간 등 1122㎡ 규모다. 금융·조선·해운사 임직원 등 연간 7000명을 대상으로 국제금융, 파생금융 및 선박·해양플랜트 파이낸싱 특화교육을 할 예정이다.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연수과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지역 금융권은 이번 연수원의 개원 취지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실제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보이고 있다. 대다수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은 이미 개별 연수원을 마련해 직원 교육을 하고 있으며, 금융투자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참여 기관들도 자체 연수 시설에서 정기적으로 금융전문가와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부산국제금융연수원의 과제별 프로그램 21개 중 선박·해양플랜트 관련 교육은 2개에 불과하고 탄소배출권거래제와 관련된 프로그램은 아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이미 은행이나 금융협회마다 자체 연수원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데 굳이 부산국제금융연수원에서 교육할 만한 수요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실제 4분기부터 교육을 진행한다고 하는데 해양 파생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금융연수원만의 교육 커리큘럼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