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로 예정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22대) 선거에 출마가 거론되는 예비후보군의 리더십이 주목받고 있다. 예비후보군의 물밑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의 회장의 역할에 따라 지역 상공계의 위상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차기 리더십에 대한 상공인들의 관심이 높다.

23일 부산지역 상공계에 따르면 내년 부산상의 회장 예비후보군에 조성제 현 회장을 비롯해 박순호 세정그룹 회장, 허용도 태웅 회장, 김성태 동일조선 회장, 최범영 이원솔루텍 회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선거가 4개월 이상 남았는데도 벌써 다양한 예비후보군들이 언급되는 것은 상의 회장이 가지는 위상과 상징성 때문이다.

부산상의 회장은 정관계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현안에 대한 지역의 목소리를 높여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어내는 민간 분야의 중요한 자리 중 하나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정부 정책에 반영한 것은 참여정부 시절 신정택 전 회장의 건의가 발단이 됐다. 지난 6월 실시설계 착수보고회를 한 부산 오페라하우스 건립 역시 좋은 예다. 신 전 회장이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과 담판을 벌여 1000억 원의 기금을 유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지역 정관계에서 현 부산상의 체제가 다소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현안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일고 있는 조 회장의 리더십 논란도 차기 회장의 리더십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다. 조 회장의 분명한 호불호가 상의 전체를 아우르지 못한다는 지적이 높다. 부산상의는 기념관인 '챔버스퀘어' 건립을 추진하면서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적립 예산(200억 원) 중 13억 원을 투자했다는 불평이 의원들 사이에 터져 나왔다. 또 지난 2월 '인도네시아 경제사절단' 파견 때에도 28명의 초선의원 중심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기로 했다가 부산상의 측이 친소관계에 따라 인원을 확대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초선 의원 전원이 불참한 적이 있었다. 조 회장 체제 출범 후 부산상의가 지난해 울산·창원상의와 동남권 경제협의체를 창립한 것 외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평가 역시 일부 있다.

이런 이유로 지역 상공인 사이에서는 차기 부산상의 회장은 지역 상공인을 하나로 모아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높다. 특히 많은 지역 상공인은 굵직한 지역 현안을 주도하면서 지역 발전에 앞장서는 등 예전의 상의 위상을 회복하는 리더십을 보이는 인물을 차기 회장으로 뽑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