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후 교육수요 미달 사태가 우려되고 있는 부산국제금융원수원(본지 지난 18일 자 14면 등 보도)이 운영 프로그램도 지역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교육 내용이 '특화된 해양·선박 전문 금융인력 양성'이라는 애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수도권 금융교육기관의 프로그램 중심으로 짜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연수원 교육의 실효성이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지역 특성에 맞춘 종합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부산경제진흥원 산하 부산국제금융도시추진센터 황삼진 센터장은 19일 한국거래소 부산 본사에서 열린 부산국제금융연수원 개원 기념세미나에서 "현재까지 짜인 교육 프로그램이 서울 등 수도권 중심의 교육 내용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센터장은 "부산의 산업구조 특성상 선박·해양플랜트와 탄소배출권거래제도 등에 대한 전문가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연수원 프로그램은 해당 기관 중심의 권역별 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졌다"고 말했다.

연수원 참여기관은 총 7곳이며 이 가운데 한국금융연수원과 금융투자교육원 등 수도권에 위치한 기관들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실제로 본지 취재팀이 참여기관의 4대 분야(은행·금융투자·보험·여신) 8대 중점 추진과제를 분석한 결과 과제별 21개 교육 프로그램 중 선박·해양플랜트 관련 교육은 2개에 불과했다. 탄소배출권거래제와 관련한 프로그램은 없었다. 나머지 19개는 수도권 소재 금융 관련 교육기관에서 이미 시행 중인 내용이었다.

한편 세미나는 오는 26일 연수원 개원을 기념하고자 새누리당 김정훈(부산 남구갑) 의원의 주최로 금융 관련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