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년동기比 7.3% 는 8387억
- 적자일수록 지출 비중 더 커

올 상반기 부산지역 상장사 2곳 중 1곳의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는데도 긴축 경영의 잣대로 여겨지는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규모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영실적이 악화한 상장사 가운데 판관비를 늘린 기업의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판관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도 접대비와 출장비 등 영업비용을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본지 취재팀이 한국거래소(유가증권·코스닥)에 상장된 부산지역 71개 상장사 중 지난달 말까지 '2014년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67곳의 경영 실적(연결재무제표 기준)을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이들 기업이 판관비 명목으로 지출한 액수는 8387억6079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7816억8660만 원) 대비 7.3%(570억7419억 원) 증가한 액수로 67개사 가운데 판관비를 늘린 기업(35곳)도 절반(52.2%)이 넘었다.

판관비는 접대비 복리후생비 행사비 교통비(출장비) 등 기업의 판매·관리와 유지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경영이 악화하면 기업은 '허리띠 조이기'의 1순위 항목으로 판관비 감액을 결정한다.

하지만 부산지역 상장사는 경영 악화 속에서도 판관비 지출 규모를 늘리는 경향을 보였다. 67개사 중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기업은 18곳, 적자를 기록한 기업은 지난해 상반기(14개)보다 증가한 17곳이었다. 이들 35개사 가운데 판관비가 증가한 기업은 10곳 중 4곳 정도인 15개사(42.8%)에 달했다.

특히 순익이 감소한 기업의 판관비 증가폭(12.9%)보다 적자를 기록한 기업의 증가폭(17.2%)이 더 컸다. 실적이 나쁠수록 판관비를 더 지출했다는 의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부산지역 전체 상장사의 판관비율(매출액 대비)도 지난해 상반기 6.7%에서 올 상반기 6.9%로 상승했다. 이는 리베이트 영업 비중이 큰 제약업종(30%대)보다 낮지만 증권업계가 최근 분석한 건설업종 비율(4%중반대)보다 높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한 이후 기업들은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고 판관비를 최소화하는 추세"라며 "불필요한 판관비를 축소하면 실적 개선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