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모바일서 주력사업 범주 확대
- 이재용 부회장 지배구조 강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말 합병한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독주'가 계속돼 온 조선업계의 지각 변동과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1일 이사회를 열고 오는 12월 1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형태는 삼성중공업이 삼성엔지니어링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합병 비율은 1 대 2.359다. 삼성중공업은 신주를 발행해 피합병기업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 1주당 자사 주식 2.359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합병 의결은 다음 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뤄진다.

이번 결의는 설계기술 등 핵심역량이 필요한 삼성중공업과 해양 플랜트 등 신규 분야 진출을 준비 중인 삼성엔지니어링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내면을 보면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에 치중된 삼성의 주력 사업 범주를 건설·플랜트 부문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은 이미 지난해부터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6월) '삼성SDI와 제일모직'(7월) 등 합병을 통한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의 대대적인 '사업 조정'과 맞물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중심의 3세 승계 작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대 수익 구조였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매출이 둔화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사업구조 개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사는 합병 이후 연매출 규모가 25조 원(지난해 말 매출액으로 추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 2020년 40조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 때문에 국내 조선업계의 순위 변동과 삼성중공업의 경남 거제조선소 활성화, 지역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말 매출액 기준 업계 1위는 현대중공업(54조 원), 2위와 3위는 각각 대우조선해양(15조3052억 원)과 삼성중공업(14조8345억 원)이었다. 하지만 삼성중공업(가칭)은 합병 이후 25조 원 규모로 단숨에 2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공시에서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세계 최고의 종합플랜트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