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부동산 금융 규제인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완화됐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아파트 거래가 다시 늘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와 가계부채 부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함께 나온다. 정부는 은행들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할 때 적용하는 담보가치 대비 최대 대출 한도를 모든 금융권에서 70%로 완화했고, 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채무자의 소득으로 얼마나 잘 상환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한도는 수도권에서만 60%로 일원화했다.

5억 원짜리 집을 사는 경우 종전에는 은행 대출 가능액이 서울의 경우 2억5000만 원, 지방은 3억 원이었으나 LTV가 상향되면서 서울과 지방 모두 집값의 70%인 3억5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게 됐다. DTI는 지방에는 해당되지 않고 수도권에만 적용되는데, 연간 소득이 7000만 원이면 DTI가 60%로 적용돼 4200만 원으로 한도가 증액됐다.

LTV, DTI 규제 완화는 내집 마련을 고민하는 수요자들의 자금난을 해소시켜 주택구매를 유도함으로써 주택시장에 활기를 주기 위한 정책이다. 특히 수도권 시장을 움직이려는 정부 의지가 강해 보인다. 반면 지역에서는 이번 규제 완화로 주택시장이 좋아진다고 섣불리 평가하기 어렵다. 지역 시장은 오히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와 미래가치상승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이 강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부산의 가계 빚이 처음으로 40조 원을 넘어섰다. 전국 시도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가계 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서울이나 경기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 2월 기준 부산의 가계대출 잔액은 41조925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까지만 해도 37조8199억 원으로 40조5572억 원의 인천에 이어 전국 네 번째였다. 금융규제완화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속담의 뜻을 잘 기억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 내 집 마련이 됐든, 투자가 됐든 가계대출 부실 우려를 꼭 염두에 두고 본인의 가계소득을 적절하게 고려한 전략을 짜야한다.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