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국제 전시·컨벤션 행사를 잇달아 유치한 해운대구 벡스코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 때문이다.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4국제환경·에너지산업전(엔텍·ENTECH 2014)'의 경우 10개국 280여 개 업체가 참가한다. 부스는 750여 개에 이른다. 행사 산업효과가 커지면서 20개국에서 150개 업체 이상이 부산을 찾는다. 이처럼 일본 베트남 등 해외 바이어들이 대거 행사장을 방문하면서 벡스코 측은 '행복한' 걱정거리가 생겼다.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공무원과 업체 관계자 등 16명이 엔텍에 참가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는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어 이 나라 바이어들이 부산을 찾을 경우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 것이다.

이에 벡스코 측은 코트라 나이로비 무역관 관계자를 통해 이들의 방문을 정중히 사양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는 부산행 비행기를 타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벡스코 관계자는 "엔텍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해외바이어의 참가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프리카 지역은 감염 우려가 있어 걱정스럽다"며 "만약 이들 지역 바이어들이 방문한다면 적극적으로 예방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텍뿐만 아니다. 벡스코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좀처럼 수그러지지 않으면서 하반기 국제적인 대형 행사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당장 오는 10월 20일부터 3주간 ITU(국제전기통신연합) 전권회의가 열린다. 유엔에서 가장 오래된 국제기구인 ITU의 최고위급 의사결정회의로 4년마다 열리는 ICT 분야의 올림픽이다. 아프리카 유럽 등에서 대표단만 3000여 명이 부산을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