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TV 70%' 초과대출액 37조
- 제2금융권이 66% 달해

정부의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방안을 놓고 '가계부채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상향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가계피해 최소화 대책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경제·금융 관련 학계 인사 70명은 25일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 중 부동산 활성화 대책과 관련한 공동 성명을 내고 "LTV와 DTI가 완화되면 가계부실과 금융건전성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숭실대 윤석헌(금융학부) 교수는 "부동산 침체로 집값이 하락할 경우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저소득층은 부채를 상환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LTV를 70%까지 완화하면 '깡통주택(집값 하락으로 주택을 팔더라도 대출금을 모두 갚지 못하는 주택)'을 떠안게 될 대출자가 급증해 '제2의 금융위기'를 낳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LTV는 담보가치 대비 최대 대출 가능 비율을 말한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50%가량을 적용하고 있다. 이 비율을 70%로 높이면 대출자가 지금보다 많은 돈을 빌릴 수 있어 주택 구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5월 말 기준 은행과 상호금융 등 금융권역의 주택담보대출은 405조 원이다. 이 가운데 'LTV 70%'를 초과하는 대출액은 37조 원(9.1%)에 달하고 있다. 특히 37조 원 중 상호금융(21조3000억 원) 여신전문금융사(1조6000억 원) 보험사(1조 원) 저축은행(4000억 원) 등 제2금융권이 65.6%(24조3000억 원)를 차지하고 있다.

경희대 권영준(경영학부) 교수는 "건국 이래 부동산 대책으로 경기부양에 성공한 적은 없다"며 "단기적으로 부동산 활성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계부실을 넘어 경제 구조를 왜곡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