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업체들이 환율하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수출이 늘어났는데도 수출 채산성이 악화한 것이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에 그대로 드러났다.

기아자동차는 25일 2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영업이익이 7697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1조1263억 원보다 31.7%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기아차의 실적하락은 '어닝쇼크' 수준이라는 평가다. 기아차의 2분기 판매실적은 지난해 2분기보다 4.3% 늘어났지만 원화 강세로 영업이익은 오히려 31.7% 감소한 7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영업이익 감소율은 역시 환율 충격이 강타한 2012년 4분기(51.1%), 2013년 1분기(35.1%)에 이어 기아차 역사상 3번째로 가파른 폭이다.

매출액도 지난해보다 1조 원 이상 줄어든 12조545억 원을 기록했다. 판매실적이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원화 강세로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원화가 강세면 똑같은 대수의 차를 팔아도 판매대금을 원화로 바꿨을 때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아차는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 하락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수출이 75%에 달하는 사업 구조상 환율하락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3.3% 떨어진 2조872억 원으로, 가까스로 2조 원대를 유지했다.

하반기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현대·기아차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동부증권은 현대차의 올해 연간 매출액 추산치를 종전보다 1.5% 내린 89조 원, 영업이익을 2.9% 내린 7조9000억 원으로 내다봤다. 특히 통상임금을 둘러싼 노조의 파업 리스크도 올 하반기 최대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