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세법개정안 발표를 앞두고 증세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경기 침체로 세수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정부로서는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직접적인 증세 없이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 감면을 우선 정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일몰이 도래한다는 말은 세법에서 미리 정한 세제혜택의 기한이 다 됐다는 뜻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발표한 정비대상 비과세 감면 항목을 살펴보면 금융과 관련된 부분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 생계형(노인·장애인 등) 이자 및 배당소득 비과세, 세금우대종합저축에 대한 과세특례(9.5% 분리과세) 등이다.

건강보험료 역시 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주 건강보험료의 부과체계 개선방안에 대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내용을 보면 금융, 연금, 기타 근로소득 규모에 따라 피부양자 자격을 잃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기준이 연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낮아진다. 또 직장가입자 중 근로소득 외에 별도의 종합소득이 있는 자에게 부과하는 추가 보험료 기준 역시 7200만 원에서 4000만 원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보건복지부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으며 다양한 대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내용은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지난해에 이미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인하되었기 때문에 건강보험료 역시 같은 금액으로 맞춰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리고 건강보험료는 중장기적인 과제로 '소득 중심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를 밝힌 바 있다. 올해 모든 것이 바뀌기는 힘들겠지만 시간을 두고 점차 소득의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소득과 연계해 건강보험료가 책정·부과될 것이다.

세금과 건강보험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1순위로 절세를 고려해야 한다. 생계형 비과세 저축, 세금우대저축 한도 등을 꼼꼼히 챙겨서 절세상품에 가입하되 이왕이면 장기상품에 가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도훈 국민은행 부산PB센터 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