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발 LCC(저가항공사) 건립에 대한 대책으로 IPO(기업공개)를 통해 상장을 검토(본지 지난달 11일 자 1면 보도)하고 있지만 주주들의 속내는 복잡하기만 하다. 부산시는 상장 후 지분 변동으로 에어부산의 경영 상황이 바뀔 수 있어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있다.
1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에어부산 주주들은 지난달 30일 임시주총을 열고 상장여부를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상당수 주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 주주는 '상장 후 지분 매각'과 같은 사태를 우려했다. 에어부산 측과 일부 주주는 상장하면 자금을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신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상장에 반대하는 주주는 상장 후 지역 기업이 지분을 매각하고 대주주인 아시아나가 주식을 대거 매입해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확대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한 주주는 "아시아나항공이 예정대로 LCC를 만든다면 에어부산의 타격이 뻔한데 주식을 그냥 들고 있을 사람이 많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2대 주주인(5.02%)인 부산시는 사안이 중요한 만큼 서병수 부산시장에게 보고를 한 후 입장을 정리하기로 했다. 정태룡 시 교통국장은 "주주들이 찬성한다면 시가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상장 후 지분 변동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정 국장은 "시나 지역 기업인의 지분이 낮아져도 아시아나가 에어부산의 법인을 부산으로 하고, 부산기업의 이사회 참가 인원을 확대하는 한편 지역인재를 채용하는 등의 대책이 (상장에 앞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에어부산의 상장보다는 아시아나항공이나 지역 기업인이 자본금을 더 내 에어부산을 더 공격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경제계 인사는 "아시아나항공도 불확실성이 큰 인천발 LCC를 만드는 것보다 에어부산에 더 투자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며 "주주들도 계산이 복잡할 것으로 보이는 데, 지역 경제를 위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어부산 측은 각 주주들의 서면 동의를 받아 이달 말 이사회에서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지분율 46%)이 최대 주주이며 부산시 세운철강 동일홀딩스 비스코 윈스틸 부산롯데호텔 넥센 태웅 삼한종건 아이에스동서 서원유통 메리츠화재 부산은행 등이 각 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