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상품은 애프터서비스(AS)가 좋아야 한다. 고객과 금융시장을 항상 모니터링하는 자산관리 전문가인 PB에게 사후관리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며칠 전 펀드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수정) 상담을 요청한 A 씨는 2007년 10월 중국, 브릭스(BRICs)펀드에 중복 투자했다. 지난해 8월 첫 상담에서 필자는 시장 환경을 고려한 비중 조절과 대안상품을 추천했으나 A 씨는 손해가 나서 환매할 수 없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1년 전과 비교해 수익률은 개선되지 않았고 펀드 수탁고(순자산)는 오히려 빠졌다.

많은 사람이 A 씨처럼 이익이 나면 팔고, 손실이 나면 보유하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 이 같은 판단은 더 나은 조건으로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종종 놓쳐버린다. 펀드 환매 원칙에서 중요한 건 손익보다 방향성이다. 수익은 플러스지만 방향성이 빠지는 추세라면 팔아야 하고, 현재 수익이 마이너스지만 수익이 나는 방향성이라면 보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A 씨의 사례처럼 수익도 마이너스, 시장 방향성도 마이너스라면 과감히 손절매한 뒤 대안상품으로 갈아타야 한다. A 씨가 지난해 리밸런싱 제안을 수용했더라면 10개월이 지난 지금 7%의 수익은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투자에서 '-50=+100'의 법칙이 있다. 투자하다가 손실이 나는 경우 이를 회복하기 위한 수익률은 배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수익을 내는 것보다 손실을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려준다. A 씨처럼 이미 지나버린 7년의 시간, 손실률, 시장상황 등을 따져볼 때 이 법칙은 상담 내내 머릿속에 맴돌던 불편한 진실이었다.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포트폴리오 구성과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꼽는다. 처음 포트폴리오에 담은 펀드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시장상황과 운용사의 운용철학에 따라 변동되는 투자상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지속적인 사후관리의 성공은 PB의 분석능력과 이를 실천에 옮기는 고객의 용기일 것이다.

박선덕 NH농협은행 부산영업본부 WM지원반 과장